‘대선 경고등’ 바이든, 최대 성소수자 단체 지원에 한숨 돌려

휴먼라이츠캠페인 204억원 후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청년 및 유색 인종 등 전통적인 지지층 이탈로 11월 대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성소수자 단체의 지원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20일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최대 성소수자 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HRC)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해 1500만 달러(약 204억 원)를 후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특히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6개의 경합주에 집중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RC는 이들 경합주에서 정치 광고 집행 및 직원 고용, 지원 유세 및 행사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을 제외한 5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진 상태다.

HRC는 전체 미국 유권자 중 약 7500만 명이 이른바 성소수자 권리문제로 지지 후보를 정하는 ‘평등권 투표자’라고 밝혔다. 이는 4년 전 6200만 명에 비해 1000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이들 유권자의 3분의 1은 바이든 대통령을 확실하게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이 단체는 분석했다. 켈리 로빈슨 HRC 회장은 “주별로 분석해 보면 이들 유권자의 표가 결정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애리조나에서 1만 표 차로 승리를 거둬들였는데, 그곳에는 140만 명의 ‘평등권 투표자’들이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저인망식 접촉을 통해 우리 회원들의 투표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단체의 지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에 대한 호응 성격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전국 단위의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