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챗GPT가 내 목소리 썼다"…요한슨 닮은 음성서비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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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her)'의 AI(인공지능) 비서를 떠올리게 한 'GPT-4o(GPT-포오)'의 음성이 이 영화의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요한슨 측에 따르면 오픈AI는 요한슨이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음성을 사용하지 말라고 재차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개발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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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her)'의 AI(인공지능) 비서를 떠올리게 한 'GPT-4o(GPT-포오)'의 음성이 이 영화의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요한슨 측에 따르면 오픈AI는 요한슨이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음성을 사용하지 말라고 재차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개발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윤리에 대한 우려가 짙어진다.
20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20일 공지를 내고 "우리는 챗GPT, 특히 (서비스 내 음성비서인) 스카이(Sky)의 목소리를 어떻게 선택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스카이 사용을 일시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13일 이용자와 실시간 음성 대화를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요청할 수 있는 새로운 AI모델 'GPT-4o'를 공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AI 모델 발표를 예고하며 자신의 SNS에 'her'(그녀)라고 게재하기도 했다. 개발과정부터 요한슨의 목소리를 염두에 뒀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요한슨 측은 지적했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녀'에서는 호아킨 피닉스가 자신의 휴대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요한슨이 목소리로 연기했다. 남자 주인공이 익숙해진 목소리에 사랑을 고백하자 음성비서는 자신도 '수백명과 사랑에 빠졌다'고 답하고 종국엔 아예 다시 연결할 길조차 사라진다.
이날 요한슨은 성명을 통해 샘 올트먼이 지난 9월 챗GPT 4.0 시스템의 음성을 담당해달라고 제안했지만 '개인적 이유'로 거절했음을 분명히 했다. 챗GPT 4.0 데모가 공개되기 불과 이틀 전에야 올트먼이 요한슨의 에이전트를 통해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논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이미 (요한슨과 흡사한 목소리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요한슨은 법률 변호사를 고용했고, 변호사가 올트먼에게 두 통의 공식 서한을 보낸 후 오픈AI가 스카이 음성을 삭제하는 데 마지못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요한슨은 올트먼이 챗GPT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한 합성 음성이 자신과 "섬뜩할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실에 "충격과 분노, 불신에 빠졌다"고 말했다.
요한슨은 "우리 모두가 딥페이크와 자신의 초상, 자신의 작품, 자신의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도록 투명성과 적절한 법안통과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성명에 밝혔다. 지난 11월에도 요한슨은 AI 앱에 자신의 얼굴이 동의 없이 광고에 사용되자 법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오픈AI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챗GPT 음성모드의 목소리 논란에 대해 "5개월 간 전문 성우와 탤런크 에이전시, 캐스팅 감독들, 산업 조언자들과 함께 광범위한 과정을 거쳐 주의깊게 선택됐다"고 해명했다. 챗봇의 5개 목소리는 제휴한 성우들의 목소리를 샘플링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스카이 음성은 스타를 모방하려 의도한 게 아니"라며 "AI 음성이 유명 인사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흉내내선 안된다"고 블로그에 밝혔다.
올해 봄 시연된 오픈AI의 음성기능은 아직 일반사용자에게 공개되진 않았다. 오픈AI는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몇주 내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방침이다. 데모 영상을 본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챗GPT 음성 모드가 지나치게 '순종적이고 시시덕거리는' 목소리란 지적이 나온다. 남성 개발자들의 환상에서 나온 것처럼 들린다는 지적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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