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비난에 입 열었다' 김민재, "내적 갈등 겪었어...자신감 떨어져 머뭇거리도"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강철 멘털이다.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공개 비난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상처도 받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독일 매체 'T-online'은 21일(한국시간) "약 3주 전 김민재는 뮌헨에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실수로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두 골에 모두 책임이 있었다. 이는 '바이에른 괴물' 김민재가 악몽을 경험했다는 뜻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당시 아무런 인터뷰도 하지 않았고, 지나가던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인 채 슬픈 표정으로 한 마디만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김민재는 경기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이 쏟아낸 가혹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상처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털어놨다"며 김민재의 인터뷰 내용을 전달했다.
뮌헨은 지난 1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뮌헨은 9일 열린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합산 스코어 3-4로 결승행이 좌절됐다.
1차전에서 김민재의 실책이 패배에 원흉이 됐다. 김민재는 에릭 다이어와 함께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아쉬움이 컸다. 김민재가 2실점에 모두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반 24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공을 받기 위해 하프 라인으로 내려오다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공간으로 침투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가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함께 올라갔다가 넓은 뒷공간을 내주게 됐다. 이 공간으로 토니 크로스가 패스를 찔러 넣었고, 비니시우스가 이를 잡고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두 번째 실점에서도 김민재의 수비가 아쉬웠다. 후반 38분 호드리구가 공을 몰고 질주하는 과정에서 김민재가 이를 막기 위해 발을 뻗었다. 공을 건드리지 못했고, 호드리구가 넘어졌다. 결국 페널티킥(PK)을 내주게 됐다. 키커로 비니시우스가 나서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독일 '키커'는 "몇 번의 좋은 장면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준 미달이다. 첫 실점 때 위치 선정 실수, PK로 이어진 어설픈 반칙, 잘못된 위치 선정 등을 보여줬다"며 평점 6점을 부여했다. 독일은 최고 활약 선수에게 평점 1점을,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에게 5점을 부여한다. 그런데 김민재에겐 6점을 부여했다.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독일 '빌트' 역시 "김민재는 부상으로 빠진 데 리흐트의 공백을 채우지 못했다. 첫 실점에서 너무 튀어나갔고, 뒤로 빠져들어가는 비니시우수를 놓쳤다. 심각한 결과를 만들어낸 실수였다. 그 다음 실수는 82분에 나왔다. 호드리구에게 파울을 범하며 PK를 내주었고, 점수는 2-2가 됐다"며 6점을 줬다.
투헬 감독은 분노했다. 경기 종료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두 번이나 욕심을 부렸다. 비니시우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 너무 일찍 뛰어나갔고 크로스의 패스에 걸렸다. 김민재는 너무 추측했고 공격적이었다"라며 비판을 가했다.
이어 "김민재는 공을 쟁취하려고 너무 공격적으로 추측했다. 김민재는 공을 플레이할 때는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러나 그는 중앙 수비수로서 그렇게 자유롭게 반격을 내주면 안 된다. 누구도 그를 도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두 번째 골에서도 아쉽게 실수가 나왔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우리는 다섯 명이었고 레알은 두 명이었다. 호드리구를 상대로 방어적으로 할 필요는 없었다. 다이어가 도우러 가는 순간, 김민재가 호드리구를 넘어뜨렸다. 이러한 실수는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일도 일어난다. 우린 나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이 공개적으로 선수를 비판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선수가 이를 자각하고,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하락하고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일 '빌트'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무승부 이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며 비교했다.
매체는 "안첼로티 감독은 르로이 사네의 득점 당시 안드리 루닌의 실수를 비난하는 대신 '팀 전체가 실수를 했다. 여기서 선수 개개인을 비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축구 스타들이 안첼로티 감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라고 전했다.
팬들 역시 투헬 감독의 발언에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럽 축구 소식을 전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김민재의 퍼포먼스에 대한 투헬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 팬들은 "짜증은 나겠지만, 내가 투헬이라면 여기서 김민재를 보호했을 것 같다. 언론에서 그를 버스 아래로 내던지는 것은 모든 면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들도 "선수에게 공개적으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중간급 코치의 기술이다. 투헬은 결코 엘리트 코치가 될 수 없다", "이건 옳지 않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동기부여를 시켜줘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장 노이어는 투헬 감독과는 반대로 김민재를 옹호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실수는 축구의 일부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 경기에도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도 나쁘지 않았고, 부분적으로 아주 잘 해줬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데, 이는 축구에서 항상 일어나는 일이다"라며 감쌌다.
한편, 김민재는 경기 종료 후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대기 중이던 믹스트존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을 앞에 멈추지 않았다. 독일 'T-online'는 "김민재는 출구를 향해 걸어가며 슬픈 표정으로 모국 기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모국어로 '정말 미안해요'라는 딱 한마디 말만 했다"고 전했다.
해당 경기 이후 김민재는 꿋꿋하게 시즌 종료까지 팀의 일정을 소화했다. 아쉽게도 김민재는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맞대결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결국 호펜하임과의 최종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레알과의 1차전이 끝난 지 약 3주가 지난 뒤, 김민재가 입을 열었다. 김민재는 'T-online'과 인터뷰에서 "수비수로서 나는 항상 신념을 갖고 경기를 했다. 그러나 뮌헨에서는 그러한 자질이 항상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적 갈등이 생겼다"고 말했다.
여기서 김민재가 언급한 내적 갈등은 공격적인 수비와 지키는 수비에 대한 갈등으로 파악된다. 매체도 "김민재는 왜 내적 갈등을 겪는가? 실제로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와 적극적으로 공을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그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다. 그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인해 이탈리아 선수들은 극복할 수 없는 괴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또한 "경기 중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펼치지 못해 머뭇거릴 때가 많았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면서 "전술적으로 감독님의 요구를 더 잘 들었어야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수로서 실수를 하든, 잘 플레이하든 현장에서 내가 잘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민재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었고,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제대로 했는지,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필요했는지"라면서 "이제는 실수하고 약점을 보일 때 그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선수로서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으려면 이 모든 것을 잘 반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강해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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