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사할린동포 "고국에 못갈까봐 60년간 무국적자로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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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면 조국인 대한민국에 안 보내줄까봐 차별받으면서도 60년간 무국적자로 살았죠."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영주 귀국해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경분(95) 씨의 말이다.
광복 후 귀국길이 막혀 돌아오지 못했던 부모님은 사할린에서 살다가 작고했다.
일제강점기 강제 이주 등으로 사할린에 끌려갔던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현지에 남겨졌고, 냉전 시대에 귀국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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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혹시나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면 조국인 대한민국에 안 보내줄까봐 차별받으면서도 60년간 무국적자로 살았죠."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영주 귀국해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경분(95) 씨의 말이다. 일제 강점기인 1928년 경남 산청에서 출생한 이 씨는 사할린의 탄광에서 일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1941년 이주했다.
광복 후 귀국길이 막혀 돌아오지 못했던 부모님은 사할린에서 살다가 작고했다.
대한민국이 1990년 러시아와 수교를 하기 전까지 사할린 거주 한인들은 잊힌 존재였다.
일제강점기 강제 이주 등으로 사할린에 끌려갔던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현지에 남겨졌고, 냉전 시대에 귀국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혹시라도 국적이 바뀌면 귀국길이 막힐까봐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무국적자로 버텨온 이들도 많았다.
수교를 계기로 한국 방문길이 열렸고, 1992년부터 영주귀국 사업이 시작돼 5천여명이 조국의 품에 안겼다.
사할린에는 현재 3만여 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영주귀국 후의 임대주택에서 사는 이 씨는 "모국에서 이런 좋은 집도 주셨지. 생활도 마음 놓고 정말 편안하게 있게 되니까 자녀들도 안심하고…"라며 감사를 표했다.
재외동포청 산하 공공기관인 재외동포협력센터(센터장 김영근)는 올해 고려인 이주 160주년과 광부·간호사 파독 60주년(2023년)을 기념해 재외동포 이주사를 구술 채록했다.
이어 최근 사할린 한인, 고려인, 파독 근로자 등 25명을 대상으로 채록한 이주사 영상을 공개했다.
김영근 센터장은 "재외동포의 구술 기록 영상은 우리 국민이 재외동포의 삶에 대해 이해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요 재외동포 기록물이 관리·보존될 수 있도록 지속해 구술 채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외동포의 생생한 이주 이야기를 담은 영상은 센터 유튜브 채널(youtube.com/@OKc-cente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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