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칭더 정부 출범에 여론전 강화…"통일 대세 못 막아"

정은지 특파원 2024. 5. 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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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단 참석에 "중국 수교국, 대만과 공식 왕래 반대"
미·영·일 등 재외공관선 '대만 문제' 브리핑…관영 "불구덩이로 몰아"
2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연설하고 있다. 2024.05.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은 대만 라이칭더 정부가 정식 출범한 데 대해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외교부, 국무원 대만판공실, 재외 공관, 관영 매체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양안 관계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피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1일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전일 '미국 등 소수국가가 라이칭더의 취임식에 참석했고, 민진당이 이에 감사를 표한 데 대한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미국과 같은 (중국과) 수교한 국가가 대만과 어떤 형태의 공식 왕래를 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만판공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 사회의 일반적인 합의이며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준수하고 지향하는바"라며 "어떠한 방식으로 핑계를 대 대만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및 관련 국가가 즉시 잘못을 시정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만판공실은 "민진당 당국이 외부 세력과 결탁해 '독자적' 도발을 지속하고 소위 국제사회에서의 공간을 확장해 섬(대만) 내 주류 여론을 배반하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대만 독립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자 대만 독립을 종용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실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진당 당국이 외세에 기대 독립을 하려 한다면 대만 국민에게 큰 화를 초래할 뿐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며 "결국 중국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대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전일 열린 취임식에는 51개국에서 모인 대표단과 해외 귀빈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인 라이언 디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전직 고위 공직자로 구성된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 일본에선 현직 의원 약 30명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이 최근 내외신 대상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명했다. (사진 출처=주영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주미 중국대사관, 주영 중국대사관, 주일 중국대사관은, 주한 중국대사관은 최근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전일에는 우장하고 주일 중국대사가 '대만 문제와 중·일 관계' 심포지엄에 참석해 "일본 국회의원 30여명이 대만에서 새로 선출된 지도자의 취임식에 몰려와 축하하는 것은 노골적으로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측은 이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최근 대만 해협의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대만 당국이 독립을 꾀하고 외부 세력이 대만을 통해 중국을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일본이 중국을 분열시킨 전차에 스스로를 묶는다면 일본 국민은 불구덩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대해 중국은 매우 위험한 '베팅'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며 "미국이 대만 문제를 중국 억제의 도구로 삼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대만과 공식 왕래를 중단하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한-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이 라이칭더 취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한중 수교 코뮈니케 정신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등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이날 '라이칭더식의 대만 독립은 통행 금지'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라이칭더가 취임 연설에서 민주, 평화를 언급한 것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대만을 전쟁의 위험한 불구덩이로 몰아넣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민주'라는 허울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대륙(중국) 동포를 '외국인'으로 취급하면서도 서방의 반중 세력을 '가족'으로 간주하는 라이칭더의 연설은 서구 반중 세력에 대한 비굴함으로 가득 차 창피했다"며 "대만인이 수십년간 힘들게 축적한 업적을 서방 반중 세력에 바치는 공물로 여기고 대만을 미국의 바둑돌로 왜소화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며 "'라이칭더식 대만 독립'은 양안 대립과 대만 해역의 불안만 가중할 뿐 결국 자멸할 것"이라고 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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