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오게 하는 소리 찾았다…불면증 환자에 들려줬더니 '쿨~'

박정렬 기자 2024. 5. 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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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귀에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 특정 뇌파 형성을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이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주파수 차이가 지속해서 변화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가 불면증 개선과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교차설계 무작위배정 및 수면다원검사, 생체지표분석 등의 방법을 이용해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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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분당서울대병원·고려대학교 공동 연구팀
"뇌파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불면증 개선하고 수면 효율 높여"


양쪽 귀에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 특정 뇌파 형성을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이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몸은 잠이 드는 순간부터 여러 단계의 비렘수면(NREM)과 렘수면(REM)을 순환하는 이른바 '수면 사이클'을 통해 신체 전반을 회복하고 건강한 생체리듬을 유지한다. 수면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충분한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질환을 수면장애라고 한다.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주간 졸림,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불면증이나 우울증, 나아가 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비롯해 치매 등 각종 중증 질환의 위험이 많이 증가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국내 성인의 60%가 만성적으로 수면 불편감을 겪고, 이 중 약 절반이 불면증에 해당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약 3,600만 명) 중 삼분의 일가량이 불면증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반면, 불면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연간 약 72만 명(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소수에 그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이우진 교수, 고려대 전자·정보공학과 황한정 교수 연구팀(이화아니 충북대 연구원)은 가정에서 지속해서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특정 뇌파를 유발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에 주목했다.

바이노럴 비트는 인공적으로 뇌파를 만들어 내는 기술로,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면 우리 뇌에서 두 주파수의 차이만큼의 파동을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를테면 한쪽 귀에 300Hz, 다른 쪽에 310Hz의 소리를 들려주면 10Hz의 뇌파가 생성되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주파수 차이가 지속해서 변화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가 불면증 개선과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교차설계 무작위배정 및 수면다원검사, 생체지표분석 등의 방법을 이용해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했다.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이우진 교수, 고려대 황한정 교수, 충북대 이화아니 연구원.


그 결과, 동적 바이노럴 비트를 들으며 잠들 시 불을 끄고 난 후 잠이 들기까지 시간(수면 잠복기)이 51%나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면 효율은 3.8% 증가했고, 불면증을 유발하는 교감신경계의 활성도 지표인 심박 변이가 저주파 영역에서 25%가량 감소하는 등 안정적인 상태가 유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창호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입면'의 어려움을 겪는데, 특별한 불편감이나 번거로움 없이 일상에서 이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법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황한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동적 바이노럴 비트의 성능을 확인한 만큼, 이러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파수, 음량, 제공 시점과 시간 등을 사용자에 맞춤 최적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덧붙였다.

LG전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정보통신방송혁신인재양성사업(대학ICT연구센터)'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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