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J리그 삼키고 있는 마치다 돌풍, 그 중심에 나상호가 있다

김태석 기자 2024. 5. 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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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피치 피플

일본 J리그
마치다 젤비아 FW
나상호

 

2024 일본 J1리그에서 가장 놀라운 페이스를 보이는 팀은 마치다 젤비아다. 1989년 창단해 도쿄 마치다를 연고로 하는 이 팀은 도쿄 베르디나 FC 도쿄처럼 과거 J리그를 수놓았던 화려한 역사를 가진 팀은 아니다.

도쿄도 사회인 리그에서 시작해 J1리그에 오른, 소위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장한 '언더독' 클럽이다. 객관적 전력상 리그의 강자와 경쟁하기에는 역사나 전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마치다가 2024 일본 J1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5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10승 2무 3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많은 이들이 마치다의 돌풍에 대해 한국인 트리오 나상호·오세훈·장민규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 축구 특유의 강인한 플레이와 정신력을 팀에 불어넣어 약체로만 여겨졌던 이 팀을 최강의 반열로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로 본선을 누비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은 나상호는 한 차원 높은 기량으로 팀의 찬스메이킹을 도맡고 있다.

"날 적극적으로 원한 마치다, 시즌 끝까지 지금 페이스 유지하겠다"

2024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나상호는 <베스트 일레븐>과 나눈 대화에서 "부상에서 돌아온 후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더 많이 할 수 있는 상황도 많았다. 마치다가 제게 잘 맞는 팀 스타일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2024시즌 초반 자신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나상호는 2023시즌 중반까지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하나였다. FC 서울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마치다행은 여러모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는 결과였다.

나상호는 "서울 팬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예전에 FC 도쿄에서 뛰었을 때 J리그에서 이루지 못했던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J리그를 다시 선택했다"라며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마치다까지 찾아주시는 서울 팬들이 종종 계신다. 그래서 서울 팬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훗날 다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같다. 그래서 서울 팬들은 늘 제 마음 속에 남아 있다"라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나상호는 지난 2019년 FC 도쿄로 이적한 바 있으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나상호는 "굳이 핑계를 대자면 해외에서 '용병'으로 뛰는 경험이 처음이라 그런지 잘 적응하지 못했다. 많이 부족했다"라고 그때를 돌아봤다.

이어 "지금은 제가 FIFA 월드컵까지 경험하며 성장했다고 본다. 많이 경험치를 쌓다 보니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엇다. 그래서 포인트나 경기 내용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다시 스텝업해 예전엔 넘을 수 없었던 J리그의 벽을 넘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마치다는 올해 J리그2에서 J리그1으로 올라선 '승격팀'이다. 월드컵까지 경험한 선수가 몸담기에는 다소 작아보이지만, 나상호는 개의치 않는다. 나상호는 "마치다가 절 적극적으로 원했다. 그리고 팀 스타일을 직접 살펴보니 J리그에선 흔하지 않은 전술이라 흥미가 생겼다"라며 "아시다시피 J리그는 패스를 통한 세밀한 축구를 구사한다. 그런데 마치다는 어떻게 보면 한국적인 스타일인 팀이다. 선이 굵고 거친 한국과 비슷하다"라고 소속팀을 소개했다.

오세훈, 장민규 등 마치다 한국인 트리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자, 나상호는 "그 친구들과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께 뛰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한 뒤, "언어가 통하니 서로 원하는 부분들을 서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같다. (오)세훈이가 가장 많이 골을 넣고 있는데, 그에게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한다. 반대로 세훈이도 제게 어시스트를 주려고 하고 있다"라며 찰떡궁합으로 일본 축구판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보였다.

나상호는 마치다 입단 후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만큼 이 기세가 시즌 끝까지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겻다.

나상호는 "서울에서 뛰었던 작년에도 시즌 초에는 좋았는데 마지막에는 조금 주춤했다"라고 말한 뒤, "올해는 시즌 말까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게 목표다. 이걸 달성하면 선수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듯하다. K리그에서처럼, J리그에서도 나상호라는 선수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마치다 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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