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갭이어’... 청소년 인생학교 1년 그 후 ②

이민아 2024. 5. 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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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교로 돌아갈 생각하면 막막하죠. 그런데 제가 관심사를 위해 1년을 투자한 거니까 진로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면 미친듯이 따라 잡아야 되지 않을까..."

목도나루학교 같은 전환학교 선택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1년 후 원적교로 돌아갔을 때 학업 격차, 적응 등의 문제 때문입니다.

전환기학교 1년 후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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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교로 돌아갈 생각하면 막막하죠. 그런데 제가 관심사를 위해 1년을 투자한 거니까 진로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면 미친듯이 따라 잡아야 되지 않을까...”

“원래 목도나루학교 오기 전에 원적교에 며칠 등교를 했었거든요. 제가 뭐 때문에 학교에 안 오는지 애들은 모르니까 학교 관둔 줄 아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이 설명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목도나루학교 재학 중 1기 학생 인터뷰 중

목도나루학교는 충북의 공립 대안학교로, 학생들은 1년 동안 인문학, 예술 등 대안교과 위주 수업이 이루어지며 토론, 에세이 쓰기, 프로 젝트 등의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목도나루학교 같은 전환학교 선택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1년 후 원적교로 돌아갔을 때 학업 격차, 적응 등의 문제 때문입니다.

실제 전환학교 1년 후 복교한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학생들은 예상했던 문제들과 직면해 있었습니다.

물론, 원적교로 돌아가지 않은 학생도 있습니다.

목도나루학교에 따르면 23명의 1기 수료생 가운데 원적교(일반고)로 복교한 학생은 20명. 복교 후 자퇴를 결정한 학생 1명, 이 외에 2명은 대안학교 전학을 선택했습니다.

‘청소년 인생학교’에서 1년을 보낸 후 학생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열일곱의 갭이어'를 감행한 학생들은 길을 찾은 걸까요? 아니면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난 걸까요?

■ ‘입시 위주’ VS ‘자아·진로 탐색’... 두 교실의 괴리 좁힐 방법은

수료 후에도 원적교로 돌아가 난관에 봉착한 학생들과 전화로 면담을 진행해온 목도나루학교 곽두호 교사는 답답한 목소리였습니다.

곽 교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에 대해 “자퇴나 대안학교 전학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을 ‘적응을 못 한다’고 받아들여지는 게 딜레마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복교 후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 ‘단절된 느낌’을 들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은 관심 분야에 따라 맞춤형으로 자기주도 학습과 체험이 이루어진 반면, 원적교에 돌아오면 곧바로 입시 위주로 학습에 돌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도 만만치 않지만, 학생들이 더 큰 장애물처럼 느끼는 것은 ‘1년의 시간’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입니다.

곽 교사는 “아직은 교육 현장에서도 ‘전환기학교’에 대한 인식과 지지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한 한 학생은 친구와 교사로부터 “너는 거기서 놀고 왔잖아, “1년 다른 거 하다 왔으니까 바짝 긴장해야 된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전환기학교’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지속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복교해서도 이를 연계·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필요합니다.

곽 교사는 이런 괴리를 좁히기 위해 기말고사가 끝나는 7월 즈음 학교로 수료생들을 초청해 응원하고 지지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환기학교’에 대한 이해와 수료생 지원 협조를 위해 괴산고등학교를 포함한 인근 학교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열일곱의 갭이어’ 그 후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택’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선택,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음’이라는 뜻입니다.

전환기학교 1년 후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지난 1년간 학생들과 나란히 걸어온 곽 교사의 말을 전합니다.

“(자퇴나 전학 같은) 아이들의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 길을 선택하고, 방향을 틀 수 있는 것도 용기라고 받아들여지면 좋겠습니다”

#충청 #충북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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