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6〉넥센타이어, 막을 자 없는 타이어의 거침없는 질주

2024. 5. 21.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평소 타이어를 얼마나 관심있게 살펴보나요? 많은 사람이 타이어를 단순히 자동차 부품의 하나로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러나 사실 타이어는 자동차의 하중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제동, 승차감, 소음 등 자동차의 많은 성능과 관련 있는 주된 부품이어서 이 또한 많은 기술력과 품질을 요합니다. 그래서 자동차 브랜드가 우수한 나라에서 타이어 회사가 강세를 보이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타이어 업계에서 우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당당히 대한민국을 알리며 세계 20위권 안에 랭킹되어 있는 우리나라 타이어 기업 가운데 하나인 넥센타이어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넥센타이어의 로고

우리가 익히 들어본 넥센타이어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용 타이어를 생산한 대한민국의 타이어 전문 회사로, '넥스트 센추리 타이어'를 줄인 말입니다. 이는 '내일을 생각하는 기업' '내일을 준비하는 기업' '내일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넥센타이어가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마냥 순탄하게 고속도로만을 달려온 것은 아닙니다. 70여년 동안 회사 주인이 서너 차례 바뀌는 아픔을 겪는 등 굴곡의 시간을 겪었지만 그러한 역사를 뒤로 한 채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인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당당히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며 가장 주목받는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타이어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연평균 20%에 이르는 매출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국내 타이어 업계 역사에서 큰 획을 그으며 괄목한 도약을 이뤄냈고, 대내외적 위기에도 매년 성장해 왔습니다.

넥센타이어가 걸어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42년 6월에 설립된 흥아고무공업사에서 시작됩니다. 이 고무공장을 전신으로 하는 넥센타이어는 과거 자금난, 부채 누적, 법정관리 등 이유로 몇 차례 주인이 바뀐 끝에 1999년 강병중 회장이 인수하면서 이듬해인 2000년에 기업 이미지 혁신을 위하여 현재의 '넥센타이어'로 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평소 강병중 회장은 신노사 우수문화기업, 투명경영 회계대상 등을 받으며 정도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해외에서는 '타이어 강'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서 거침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은 외국인들이 붙여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영스타일이 꼼꼼하면서도 디테일하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는 그는 신중하게 결정하되 한번 결정하면 신속하게 결단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강 회장의 비즈니스 철학으로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R&D를 통해 넥센타이어는 고속 성장, 지금의 모습으로 갖추게 됐습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의 경쟁사들과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 주곤 했습니다. 경쟁사들은 국내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지역에 생산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는 편인 데 반해 넥센타이어는 이와 다르게 품질경쟁력과 양질의 노동력 확보를 위하여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2010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로 강호찬 부회장 체제를 맞이한 지 5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강호찬 부회장은 해외유학을 가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를 마다하고 현장 경험이 있어야 회사를 알 수 있다는 강병중 회장의 뜻을 따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생산공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갖춘 오너경영인 강호찬 부회장은 부친인 강병중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유의 뚝심과 친화력으로 직원들과도 거리낌없는 관계를 잘 유지해 오면서 특히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넴으로써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강호찬 부회장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편입니다. 타이어 시장에서 넥센타이어의 입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면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새로운 서비스 구상마저 과감하게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업계 최초의 타이어 렌털 서비스인 '넥스트레벨 렌탈'의 출시와 비대면 장착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강호찬 부회장은 노사관계를 잘 풀어 가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속 무파업 사업장 기록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제33회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에서 대기업 부문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경영철학과 전략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중앙연구소에는 직원 복지를 위한 사내 어린이집을 비롯하여 이슬람인을 위한 기도실까지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넥센타이어의 중앙연구소 전경

강병중 회장이 지금의 위치까지 넥센타이어를 잘 이끌고 왔다면 강호찬 부회장은 거기에 품질과 기술력을 더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넥센타이어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해외 시장에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일반 타이어로 경쟁하기보다 고성능 타이어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세웠는데 사실 이는 업계의 선두 기업들이 아성을 쌓은 그들만의 리그를 파고드는 역발상 전략이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품질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완성차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이후 이탈리아 피아트, 미국 크라이슬러, 독일 폭스바겐 등과 순정타이어(OE) 공급 계약을 계속 성사시켰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프리미엄 브랜드 공략을 시작합니다. 이때 강호찬 부회장은 문턱이 가장 높은 브랜드부터 공략하는 정공법을 택했고, 이를 위해 내부에서 내로라하는 R&D 인력들을 모아 태스크포스(TF)를 꾸렸습니다. 마치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무모해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3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2016년에는 포르쉐 '카이엔'에 초고성능 '엔페라 RU1'을 OE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포르쉐 '마칸'에도 공급하기 시작하고 아우디, BMW, 벤츠 등 고급 브랜드와의 계약을 줄지어 맺게 됩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점차 넥센타이어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다른 기업들이 넥센타이어를 신규 출시 모델들의 OE 공급사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강호찬 부회장식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국내에서는 프로야구단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하면서 넥센 히어로즈로 이름을 톡톡히 알렸을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팀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메인스폰서 계약을 연장, 아주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봤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 후발주자인 넥센타이어는 해외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후원을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MLB) 구장 광고, 캐나다 아이스하키팀 후원 등 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며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모터스포츠에도 진출하는 등 스포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그다음 세기를 바라보는 기업 넥센타이어. 대한민국 타이어 역사를 고스란히 담으며 세계 타이어 역사를 다시 쓰는 그날까지 다음 세상을 향해 질주하는 넥센타이어를 기대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 겸 변리사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