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유도 간판 허미미, 29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

여자 57㎏급 결승서 데구치 눌러

한국 여자유도의 간판 허미미가 2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57㎏급 결승에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와 맞서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여자유도 간판 허미미(세계 6위·경북체육회)가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남녀 통틀어 6년 만이다. 또 여자유도에서는 29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재일동포 출신 허미미는 2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 1위인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연장 끝에 반칙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총 12분19초가 걸린 혈투 끝에 오른 정상이었다.

허미미는 2018년 남자 73㎏급 안창림, 남자 100㎏급 조구함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선수로는 1995년 여자 61㎏급 정성숙, 여자 66㎏급 조민선 이후 29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일궜다.

허미미의 결승 상대인 데구치는 캐나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일본에서 자라면서 2019년과 2023년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바 있다.

허미미가 2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 57㎏급 결승에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유도회 제공

허미미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59초 만에 상대에 지도 1개를 안겼고, 1분 13초에는 지도 1개를 받았다. 이후 1분 3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는 등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정규시간 4분 안에 둘 중 한 명이 지도 1개를 더 받으면 경기는 끝나는 상황이었다.

결국 정규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둘은 연장에서 싸움을 이어갔고, 허미미가 연장 8분 16초에 회심의 업어치기를 시도하면서 승패가 났다. 히구치가 뒤로 물러섰고, 주심이 데구치에게 세 번째 지도를 선언하면서 허미미의 우승이 확정된 것이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고,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한 뒤 한국 대표팀의 간판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유도회는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