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서 살아돌아왔다”...한국차 죽쑤는 ‘이 나라’서 실적 급증한 HL만도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4. 5. 21. 08: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지 기업 부상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 부품사들이 생존을 위한 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완성차 기업과 중국 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공략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던 2016년 당시 HL만도의 1분기 중국 매출은 4081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은 이보다도 9.4% 높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분기 중국 매출 4464억원
최근 5년 사이 40% 증가해
로컬·글로벌업체 수주 확대
“5년뒤 중국 연매출 3.8兆”
한온·에스엘도 中실적 개선
현지화로 매출 다변화 박차
품질·기술력으로 활로 모색
[사진 = HL만도]
현지 기업 부상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 부품사들이 생존을 위한 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완성차 기업과 중국 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공략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중국 실적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도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일부 부품사는 올해 1분기에도 중국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HL만도가 꼽힌다. HL만도의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446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2% 늘어났다. 2019년 1분기(3196억원)와 비교하면 HL만도의 중국 매출은 5년 만에 39.7%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던 2016년 당시 HL만도의 1분기 중국 매출은 4081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실적은 이보다도 9.4% 높았다.

HL만도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에 이른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HL만도 중국 매출의 상당 부분은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물량에서 나왔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HL만도는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로컬업체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 등과의 동반 성장을 통해 중국 매출을 늘렸다.

HL만도가 중국 부품사 톈룬공업과 세운 합자법인 톈룬만도에서 개발한 상용차용 조향 장치 장착 이미지. [사진 = HL만도]
HL만도는 제동·조향·서스펜션 등 부품을 생산한다. 통합 전자 브레이크(IDB), 전자식 조향장치(SBW), 전기기계식 브레이크(EMB)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첨단 부품 수요가 높아질수록 HL만도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약 2조원에 해당했던 중국 매출이 오는 2028년이면 3조8000원 규모로 5년간 연평균 1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L만도는 지난해 한국 공장을 통해 매출 3조7000억원을 거뒀는데, 5년 뒤에는 중국 공장 매출이 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HL만도는 재무성과 보고서를 통해 “고성장 시장에 조기에 진입함으로써 수 있는 이점들을 실현하고 있다”며 “시장 선도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량용 열관리 부품을 생산하는 한온시스템은 중국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1분기에 중국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고 밝혔다. BMW 등 중국에 생산 기지를 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현지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점이 한온시스템 중국 매출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엘도 중국에서 매출을 개선하고 있다. 에스엘의 중국 매출은 올해 1분기에 559억원을 기록하며 1년 새 23.7% 늘었다. 에스엘은 국내 헤드램프 시장에서 6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에스엘도 HL만도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반에 현대차와 동반 진출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꾸렸지만, 현재는 둥펑·지리자동차 등으로 매출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가격 경쟁력 면에선 국내 기업들이 중국 로컬 업체들에게 밀리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생존 가능한 비결은 바로 품질과 기술력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지난해 발표된 세계 100대 부품사 명단에 중국 기업이 한국보다 2곳 많은 13곳이나 포함됐지만, 이는 매출이라는 양적 지표만 놓고 평가한 것”이라며 “중국 부품사들은 아직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생산품의 품질도 균일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