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수사반장1958' 차기작만 5편인데…"업계 불황 느껴, 배우로서 반성" [TEN인터뷰]

태유나 2024. 5. 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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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수사반장 1958' 종영 인터뷰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배우 이제훈의 스케줄에는 빈 틈이 없다.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종영과 함께 새 드라마 '협상의 기술' 촬영을 시작하고, 영화 '탈주', '모럴해저드' 공개도 앞두고 있다. SBS '모범택시' 시즌3 출연을 확정했고, 드라마 '시그널' 시즌2 제작도 시작됐다. 그럼에도 이제훈은 배우이자 소속사 대표, 제작자로서 '업계 불황'에 대한 소신 발언을 전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이제훈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18일 종영한 '수사반장 1958'은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박영한(이제훈 분) 형사가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한다.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이제훈은 '수사반장'에서 최불암이 연기한 박영한의 청년 시절을 연기했다. 박영한은 대책 있는 깡을 장착한 난공불락의 '촌놈 형사'로 누구보다 인간적이지만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쇠뿔 같은 단단함과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다.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작년 7월부터 시작해서 촬영 기간이 8개월 정도 됐다. 중간에 한 달이 비긴 한다. 갑작스럽게 아프게 돼서 촬영을 못하게 된 기간이 있었다"며 "저한테 있어서는 작품 중 제일 길게 촬영했건데, 막상 방송을 보니까 10부라는 게 이렇게 짧았나 싶을 정도로 짧게 느껴졌다"고 말헀다. 이제훈은 지난해 10월 허혈성 대장염으로 긴급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어 "고생하며 찍은 장면이 많은데 한시간 내로 정리하다 보니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나 싶더라. 최소한 16부작은 됐으면 더 보여드릴 것도 많고 사건에 대한 내용이나 사연들을 더 녹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촬영 현장에서 힘든 부분은 없었냐고 묻자 이제훈은 "완성된 대본을 한 회씩 받았는데,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다 보니 후반부에 들어 대본이 좀 늦게 나왔다. 촬영 스케줄은 정해져있는데 대본이 조금씩 늦다보니 촬영을 강행해야 하는 스케줄에 힘듦은 있었다. 그것 외에 힘든 것 없었다"고 밝혔다.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수사반장 1958'은 1회 전국 시청률 10.1%를 기록하며 역대 MBC 금토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최고 시청률 10.8%를 기록했고, 마지막회에서는 10.6%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훈은 이에 대해 "예상 못했다. 방송을 매 회차 집에서 시청자로서 지켜봤는데, 가족들이 옛날 이야기를 해주더라. 이때를 살았던 분들이 이 이야기를 보면서 향수에 젖으셨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옛날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보면서 크게 어려워하지 않으면서 볼 수 있어서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결정은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최불암 선생님이 작품의 앞뒤로 나와서 존재감을 보여줬기에, 프리퀄이자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모범택시', '수사반장 1958' 등 연이어 히어로물을 찍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책임감은 없을까. 이제훈은 "행동 거지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신중해지는 건 있는 것 같다"며 "가래가 끓어 침을 뱉어야 하는 순간에도 옛날에는 서슴 없었는데 이제는 누가 나를 보지 않을까 의식을 하게 되더라. 당연히 하면 안 되는 행동인데, 당연한 거에 왜 고민을 할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로맨스 장르에 대한 갈망 역시 쏟아냈다. 그는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왜 안 주시는 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의 외모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젊은 모습을 로맨스, 로코로 좀 남기고 싶다.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제안이 없었던 거냐고 묻자 이제훈은 "너무나 감사하게 시리즈들이 연결되다 보니 내년까지도 들어올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거다. 그래서 작품 제안을 주시지 않는 거 아닐까 싶다. 번복할 수 있으니까 주셨으면"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훈은 '수사반장 1958'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배우이자 소속 배우인 이동휘에 대해 "배우로서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이다.보석 같은 친구,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가 영화 '범죄도시4'로 천만 배우가 된 것에 대해 "배우로서도 러브콜이 많은 친구인데 개인적인 재능도 뛰어난 친구다. 예능에 대한 제안도 많아서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새로 영입하고 싶은 배우는 없냐고 묻자 이제훈은 "매니지먼트들이 싫어할 거 같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니까 습관적으로 물어보는 게 '회사있니? 계약 기간은 얼마나 남았니?'였다.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회사에서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싫어할 수 있겠구나,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tvN '졸업'을 애청하고 있다. 거기에 잘하는 배우들이 눈에 보이더라. 저 친구는 누구지 하는 생각을 작품 볼때마다 많이 한다. 검색도 해본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아티스트 본인이니까"라며 웃었다.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배우이자 소속사 대표로서 업계 불황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그는 "드라마도 영화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재작년, 작년, 올해를 봤을 때 제작 편수가 확연히 줄어는 걸 느낀다. 문제의 원인을 짚어 보자면 산업 전반에 대한 부분까지 봐야 하지만, 배우로서 단순하게 말하면 좋은 이야기에 대한 부재이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야 겠다는 의지와 사명감까지 든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점점 획일화가 되는 것 아닌 가 하는 반성도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소속 배우의 작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제훈은 "나의 선택적인 방향은 배우가 진정으로 원하는지, 이것을 할 때 억지로 선택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거다. 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 배우에게 돌아가는 수익적인 부분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런건 1차적으로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금전적인 것들이 선택의 이유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회사를 설립한 만큼 책임감 역시 남달랐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후회)하지 않을까"라며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환경이 제가 열심히 해야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제가 쉬게 됐을 때 유지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내는 게 1차적 목표다. 그거에 도달하지 못하면 매니지먼트를 할 자격이 없으니까. 시험대에 올라온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반장1958' 이제훈./사진제공=컴퍼니온


이제훈은 오는 22일부터 JTBC 새 드라마 '협상의 기술' 촬영에 들어간다. '협상의 기술'은 기업간 인수합병을 다루는 드라마로, 이제훈은 "기업 M&A에 대한 관심이 작품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기대를 요청했다. 영화 '탈주' 공개도 앞두고 있다. '탈주'에서 이제훈은 남한으로 탈주하려는 북한병사를 맡았다. 

김은희 작가는 최근 '시그널' 시즌2 집필에 들어갔다. 이제훈은 "2부까지 쓰셨다고 하더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조진웅, 김혜수 등의 재회에 대해서는 "다른 선배님들 이야기는 못 들었다"면서도 "선배님들이 하시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또 "설마 저 없이 쓰진 않으시지 않았겠죠?"라고 너스레를 떨며 "기다리고 있다. 주신다고 했는데, 빨리 하고 싶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하트 요정' 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제훈. 이에 대해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주책바가지라고, 언제까지 저렇게 할거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표현하고 싶은 애정에 대한 게 말로서 부족할 때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하트가 나갑니다. 괜찮으시다면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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