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단 1경기도 못 쉬었는데…"체력 안배는 내 몫,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아" 레이예스의 책임감

박승환 기자 2024. 5. 21. 07: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이예스가 9-2로 승리하며 8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1회말 무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농사에서 쓴맛을 봤다. 2022시즌 도중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잭 렉스가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니코 구드럼은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으나, KBO리그에서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기복이 없는 수비력은 기대 이하였고,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을 뿐더러,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력 잃은 시즌 막바지에서야 좋아진 타격감으로 개인 스탯만 관리했다.

이에 롯데는 2023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타자만큼은 교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빅터 레이예스를 영입했다. 레이예스는 지난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데뷔했고 풀타임 시즌은 아니었으나, 20219시즌 69경기에서 84안타 3홈런 25타점 타율 0.304 OPS 0.767로 활약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동안 394경기에 출전해 321안타 16홈런 타율 0.264 OPS 0.673의 성적을 남긴 뒤 과거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절친' 딕슨 마차도의 추천을 통해 롯데에 입단했다.

레이예스는 롯데 타선의 '핵심'이다. 롯데가 시즌 초반 최악의 스타트를 끊는 과정에서 리그에서 유일한 4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20일 기준으로 레이예스의 성적은 시즌 초반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으나, 44경기에 출전해 56안타 6홈런 30타점 타율 0.322 OPS 0.859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 롯데 선수단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홈런과 OPS 등은 각종 타격 지표에서 '캡틴' 전준우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BO리그에서 40경기를 조금 웃도는 경기를 치러본 소감은 어떨까. 레이예스는 "너무 재밌는 것 같다. 모든 팀이 열심히, 또 잘하는 것 같다. 특히 어린 선수 중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 때문에 야구를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롯데 팬분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가장 크다. 팬 분들께서 야구를 즐기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흥분이 되는 것 같다. 응원가도 너무 좋고,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미국 괌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시점에서 레이예스는 롯데 선수단과 데면데면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적응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고, 이제는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칠 정도로 팀에 잘 녹아들었다. 그리고 맵지 않은 국만 있으면 모든 한국 음식까지 소화하는 중. 그는 "모든 선수와 잘 지내고 있다. 어린 동생들도, 형들도 미국 괌에서서부터 너무 가족처럼 잘 대해주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1회말 무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두산 선발 최준호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현시점에서 올 시즌은 타고투저의 현상이 두드러지는 편이지만, 레이예스의 성적은 분명 나쁘지 않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현재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레이예스는 "지금까지 성적은 사실 만족하지 못한다. 솔직히 더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될 것 같다. 투수들이 나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나도 상대 투수에 대한 패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레이예스는 '어떤 점이 만족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가지를 고르지는 못할 것 같다. 고루고루 잘할 필요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의 패배가 많기 때문에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우리 팀에는 어린 선수가 많은데, 더 좋은 경험을 하고,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점활약을 펼치고 있는 레이예스지만, 사령탑의 고민이 없지는 않다. 한 번 정도는 휴식을 줄 때가 됐지만, 팀이 처한 상황과 뎁스로 인해 좀처럼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떄문이다. 지명타자로 빼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대목. 김태형 감독은 지난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레이예스가 워낙 잘하고 있지만, 지금 방망이가 따라나가는 것이 조금 늦다. 지금 내가 봐도 조금씩 벌어진다. 특히 조금 힘 있게 때리려고 하다 보면 직구에 타이밍이 늦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사령탑은 체력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는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시즌은 길다. 체력 안배는 스스로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전준우와 정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만큼 책임감이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 레이예스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특히 전준우의 부상이 굉장히 안타깝다. 우리에겐 굉장히 큰 손실이다. 빨리 회복하고 돌아왔으면 좋겠고, 나는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뒤 5월부터 조금씩 승률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만큼 레이예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레이예스라는 기대를 걸 만한 타자가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레이예스가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두산 선발 최준호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마이데일리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