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 ‘승패의 키’···공군 운용하는 ‘공대공 미사일’ 뭐가 있나[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5.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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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같은 움직임·사냥 방식 유사 ‘AIM-9’
목표 추적 레이더 장착·타격 ‘AIM-120’
표적 명중까지 조종사가 유도 ‘AIM-7’
사거리 200㎞ 이상 현존 최강 ‘미티어’
F-35 스텔스 전투기에서 MBDA社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미티어’ 발사 개념도. 사진 제공=janes.ihs.co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 연합뉴스
[서울경제]

공중전에서 발사하는 대공 미사일을 ‘공대공 미사일’이라고 부른다. 전투기의 주력 무장이지만, 폭격기나 공격기도 자체 방어용으로 활용한다.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공대공 뿐만 아니라 공대지(지상 적을 공격하기 위해 발사하는 미사일) 미사일 위력 덕분에 한 때 미사일 만능주의가 붐이 일었지만, 미국의 베트남전 참패로 기관총과의 연계가 중요해졌다. 그러나 각종 미사일 기술이 대폭 향상되고 다시 미사일 위주의 공중전이 펼쳐지면서 4세대 또는 5세대 전투기 사이에 승패를 판가름하는 공대공 미사일의 위력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사일은 유도 무기로, 가용한 센서로부터 획득한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지상과 해상, 공중의 다양한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무기 체계다. 전투기 관련 미사일로 공대공 미사일이 자주 언급되는데, Air to Air로 표기한다. 적 전투기와의 공중전에서 발사하는 유도무기로, 단거리 및 중거리,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는 공대공 미사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위쪽 AIM-9L, 아래쪽 AIM-9M. 사진 제공=나무위키

우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가 있다. 이 마사일의 별칭인 ‘사이드와인더’(사막방울뱀)는 독사의 일종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마치 뱀의 움직임과 비슷하다는 점과 뱀이 사냥 방식처럼 적외선을 추적해 타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전투기의 날개 양쪽 끝 사이드에 장착하기에 사이드와인더로 불린다.

유도방식은 적 전투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열(적외선)을 미사일 탄두에 장착한 센서로 탐지해 추적해 공격한다. 기수 부분에는 적 항공기를 추적하는데 쓰이는 탐색기와 비행성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보조날개가 있다. 뒷부분에는 방향안정을 위한 꼬리날개가 장착됐다. 튼튼하면서도 단순한 구조 덕분에 기술적 신뢰성도 우수하다.

개발 초기에는 적외선과 열을 가장 많이 내뿜는 엔진 배출구가 설치된 적기의 후방만 공격이 가능했다. 그러나 1977년부터 생산된 AIM-9L형부터는 기수에서 공기와의 마찰로 발생한 미세한 열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해 적기 앞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현재는 최대 사거리가 30여㎞로 늘어난 AIM-9X형이 주력으로 운용 중이다.

AIM-9, 공대공 미사일 중에 최대 생산

공대공 미사일 중에 가장 많이 생산됐다. 베트남 전쟁과 포클랜드 전쟁, 걸프 전쟁 등에서 맹활약하며 유명해졌다.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미 공군과 해군 뿐만 아니라 서방 주요국 공군의 표준 무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공군은 1960년대 미국에서 F-4D와 F-5A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사이드와인더를 운용해왔다. 현재 우리 공군에서 운용하는 전투기 대부분 AIM-9 계열을 탑재할 수 있다. F-4, F-5, F-15K. KF-16, F-35A 등이 무장이 가능하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는 AIM-2000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예정이다. IRIS-T로도 불리는 AIM-2000은 적외선 탐색장치가 장착된 공대공 유도미사일로 사거리는 25㎞ 수준으로 알려졌다.

AIM-120 AMRAAM(암람). 사진 제공=나무위키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우리 공군은 두 종류를 운용 중이다. 미국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 AMRAAM’으로 통칭은 ‘암람’이다. 이 같은 별칭으로 불리는 것은 ‘Advanced Medium-Range Air-to-Air Missile’의 약자를 따왔기 때문이다.

능동 레이더 유도방식을 채택했다. 일반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자동으로 목표물을 탐지하고 추적해 타격하는 완전 자동으로 유도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기능을 장착한 미사일은 사실 많지 않다. AIM-120 암람은 미사일 내부에 목표 추적용 레이더를 장착해 목표물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다. 즉 AIM-120 알람 개발 이후 유럽, 일본, 러시아에서도 MICA, R-77, AAM-4, MBDA 미티어 등 능동 레이더 유도 미사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AIM-120 암람은 발사 이후에도 전투기의 사격관제 시스템으로부터 목표물에 대한 최신 정보 데이터링크를 계속 받을 수 있어 비행경로 수정도 가능하다. 미사일을 유도를 방해하는 적의 재밍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 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강점이다.

AIM-120, 능동 레이더 유도방식 채택

마지막 단계에서는 미사일에 내장된 자체 레이더로 적기를 추적해 요격한다. 이 때문에 조종사는 미사일을 발사한 뒤 적기의 반격을 피해 신속하게 전장을 이탈할 수 있어 조종사 생존율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 마하4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A형부터 C-4형 초반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개량을 거듭하면서, C-5형부터는 소프트웨어와 연비를 개선해 사거리가 100㎞를 넘어설 만큼 연장됐다. 최신형인 C-7형은 전파 방해에 대항하는 능력도 갖췄고, 최대 사거리도 120㎞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 공대공 전투 능력이 대폭 증강됐다. 미 공군 F-22와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F-15, F-16은 물론 미 해군과 해병대의 F/A-18 전투기에서도 운용 중이다. 우리 공군 전투기는 F-15K, KF-16, F-35A가 운용하고 있다.

AIM-7 Sparrow(스패로우). 사진 제공=나무위키

또 다른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AIM-7 Sparrow(스패로우)’가 있다. 별칭은 참새를 뜻하는 ‘스패로우’다. AIM-120 암람이 사용되기 전에는 AIM-7 스패로우가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로 사용됐다. 스패로우 미사일은 미사일이 표적에 명중되기까지 발사 항공기가 레이더로 유도해야 하는 반면에 암람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바로 이탈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 공군은 F-4 전투기에 AIM-7 스패로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해 실전에 사용했다. 레이더를 목표물에 조준해 반사되는 전자파를 추적하며 날아가는 AIM-7 스패로우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길어 미 공군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불발되는 미사일이 많아 미 공군의 원성이 높았다. 결국 AIM-7 스패로우 미사일의 성능에 불만을 느낀 미 공군은 1976년 차세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1991년 AIM-120 암람 미사일을 선보였다.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에 AIM-7 스패로우를 장작할 수 있는 기체는 F-4, F-15K, KF-16 정도로, 현재는 AIM-120 암람이 주로 사용되면서 AIM-7 스패로우를 대체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8년 유럽의 MBDA사가 만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를 한국형 전투기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이전 단계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MBDA社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로는 ‘미티어’(Meteor)를 운용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영국 MBDA社가 주도해 제작한 미사일이다. ‘유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티어는 가시거리 밖의 적 전투기를 격추하기 위해 개발됐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프랑스 라팔, 스웨덴 그리펜 전투기 등에 장착해 운용 중이다.

덕티드 로켓(Ducted Rocket) 기술을 적용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일반적인 사정거리인 50km를 20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미티어의 성능은 덕티드 로켓 기술을 적용한 램제트 추진 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결과다. 램제트 모터는 강력한 추력과 함께, 이제까지 개발된 모든 공대공 미사일 중 가장 넓게 목표물을 어느 방향에서도 요격이 가능하다.

마하 4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미티어 미사일은 적기가 공대공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는 이탈 구역을 최소화 시켰다. 또 AIM-120 암람 미사일과 같이 복합유도방식(레이더 및 관성유도)을 사용하지만, 최신예 데이터 링크 기술을 적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적기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정확하게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미사일의 앞에 장착된 능동 레이더 탐지기는 고기동 전투기, 소형 무인기 및 순항 미사일까지 요격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연합뉴스

지난 2016년 스웨덴 공군을 시작으로 유럽의 주요국 공군은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을 전투기의 핵심무장으로 채택하고 있다. 유로파이터와 라팔 그리고 그리펜 전투기에 장착 운용 중이다. 스텔스 전투기로 널리 알려진 F-35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일본도 미티어 미사일의 덕티드 로켓을 기반으로 향후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장착된다. 지난 5월 8일 KF-21은 미티어(Meteor) 첫 실사격에 성공했다. 유로파이터, 라팔, 그리펜에 이어 미티어 실사격에 성공한 세계 4번째 전투기가 됐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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