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원킬 ‘후반 이승우’

박효재 기자 2024. 5. 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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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 프로축구연맹 제공


끈끈해진 수비력으로
수원FC 전반 버텨내면
‘6골 2도움’ 게임체인저 투입
15골 중 14골 후반에 ‘뻥뻥’
김은중 “고육책이 최선책 됐다”


수원FC의 축구는 후반전부터 시작된다. 전반에는 조직적인 수비로 최대한 실점하지 않고 버티다가 후반전에 득점을 노리는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후반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K리그1 선두 포항 스틸러스까지 잡으며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수원FC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1 2024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터진 정승원의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승점 21점을 쌓으며 강원FC(승점 19점)를 한 계단 끌어내리고 4위에 올랐다.

득점을 제외한 다른 기록을 보면 수원FC가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경기였다. 점유율은 36%에 그쳤고 슈팅도 포항이 22회로 10회에 그친 수원FC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패스 횟수도 포항이 608회로 수원FC(368회)보다 훨씬 많았고, 패스 성공률도 90%로 높아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실속은 선수비, 역습으로 맞선 수원FC가 챙겼다.

직전 시즌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수원FC는 지난 시즌 K리그 역사상 최다 실점 기록을 쓸 정도로 수비가 헐거웠지만, 대신 다득점으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 체제로 바뀐 이후에는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화끈하게 이기는 경기는 줄었지만, 그만큼 대량 실점을 하는 경기도 줄었다.

일단 전반전에 끈끈한 수비로 버틴 뒤 후반전에 승부를 보는 패턴이 공식으로 굳어졌다. 수원FC는 이날 경기 포함 이번 시즌 총 15골을 넣었는데, 이 중 14골을 후반에 넣었다. 후반 추가 시간 나온 골도 4골이나 된다. 이 추가 시간 득점으로 승점을 10점(3승 1무)이나 쌓았다.

특히 뒷심이 강한 포항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승리다. 포항은 직전 라운드까지 넣은 19득점 중 15골을 후반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의 수비를 두껍게 하는 전략에 후반에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이 제공권이 좋은 조르지를 투입해 이호재와 투톱 체제를 가동하자, 김 감독은 공격수 정재민 대신 센터백 잭슨을 투입해 백스리로 전환해 뒷문을 강화했다. 포항이 크로스 공격을 강화했지만 두꺼운 수비 벽에 끝내 가로막혔다.

축구는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골을 못 넣으면 이길 수 없다. 수원FC 승리의 열쇠는 김 감독이 직접 ‘게임 체인저’로 부른 이승우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주로 후반 조커로 기용되고 있다. 선발은 3번, 교체로는 7번 나왔는데 이미 6골 2도움을 올렸다. 상대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투입돼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맹활약하고 있다. 이승우는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날카로운 패스로 정승원이 넣은 결승 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이승우의 출전 시간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김은중 감독은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 김은중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90분 내내 쓰고 싶지만,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쓰는 고육책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대신 이승우의 공격력이 더욱 빛날 수 있는 순간에 투입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전반에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경기를 잘 이끌어갔다. 후반에 ‘게임 체인저’ 선수들을 투입했다.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정승원이 잘 득점했다. 준비했던 플랜을 잘 따라와 줬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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