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하늘 가로지르는 은빛의 큰 강[렌즈로 본 세상]
여름밤에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큰 강 하나가 생깁니다. 우리에겐 서로 사랑하는 견우와 직녀를 갈라놓은 강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별들의 강 이름은 ‘은하수’입니다. 수많은 별의 무리를 ‘은하’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가 속한 은하의 이름은 무엇인지 아세요? 재밌게도 그 이름은 ‘우리은하’입니다. 은하수는 천구를 가로지르는 띠 모양의 우리은하 모습입니다. 은하수는 우리말로, 용(龍)의 옛말인 미르가 변한 미리와 천(川)의 내를 합쳐 ‘미리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정확한 공식은 없지만, 은하수를 찍기 위한 조건은 있습니다. 우선 주변에 도심의 인공 빛이 없어야 합니다. 관측 예상 시점 이전 최소 3~4시간은 맑아야 하고요, 당연하게도 종일 미세먼지가 관측되지 않아야 합니다. 습도는 50% 미만이 최상이지만 제가 이 사진들을 찍었을 땐 90%까지 올라갔어요. 습도가 낮아야 하는 이유는 공기 중에 있는 물 분자가 별을 뿌옇게 보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승달보다 큰 달이 떠 있으면 사진을 찍기가 곤란해집니다. 보름 달빛이 밤하늘의 모든 빛을 집어삼키죠. 이 조건이 맞는 시간과 장소에 가면 여름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맑은 여름밤, 빛없는 시골 하늘에서 은하수가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사진은 지난 5월 9일 새벽 강원 정선군 새비재에서 찍었습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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