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공개 저격+부상→힘들었던 김민재 "자신감 부족했다, 더욱 강해질 것"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김민재가 데뷔 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호펜하임에 위치한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4라운드에서 호펜하임에 2-4로 졌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고, 이렇게 김민재의 뮌헨 데뷔 시즌은 끝이 났다.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고, 분데스리가 3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등이 김민재의 뮌헨이 기록한 성적이다. 김민재는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T-온라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한 시즌을 되돌아보는 김민재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김민재는 먼저 토마스 투헬 감독의 공개 저격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UCL 4강 1차전에서 두 번의 실수를 범했었다. 이로 인해 뮌헨은 2실점했고, 투헬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김민재에 대해 "두 번이나 욕심이 많았다"라며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나는 수비수로서 항상 신념을 갖고 경기했다. 그러나 뮌헨에서는 그러한 자질이 항상 요구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내적 갈등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에도 공격적인 수비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상대보다 한발 앞서 나가 볼을 차단했다. 끝까지 기다리다가 공간을 지키면서 수비하는 것이 아닌 달려나가는 수비를 자주 선보였다. 그러나 투헬 감독은 이를 선호하지 않았다. 내적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적 갈등이 생기다보니 김민재는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투헬 감독의 공개 저격까지 있었으니 더욱 그랬을 터. 그는 "경기 중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머뭇거릴 때가 많았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재는 첫 시즌이 불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었고, 다음 시즌에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제대로 했고, 무엇이 부족했으며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강해지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재의 이번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주전과 벤치를 모두 경험했다. 시즌 초반에는 줄곧 주전으로 나섰던 김민재다. 뮌헨 이적 전 나폴리에서 보여주었던 김민재의 철벽 수비는 분데스리가에서도 통했다. 시즌 초반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나설 정도로 감독의 신임도 두터웠다. 혹사 논란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김민재는 하루 아침에 벤치로 내려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에릭 다이어가 주전을 꿰찼고,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던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 선수는 투헬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날개를 달고 앞서나갔다.
김민재는 계속 벤치에 앉아있었다. UCL 토너먼트 등 중요한 경기에서 교체였다. 심지어 UCL 8강 아스널전에서는 익숙하지 않던 풀백으로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 체력 안배를 위해 약팀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일이 많았다. 설상가상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던 하이덴하임전에서 3실점의 원인이 되며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안 그래도 벤치 멤버였는데, 오랜만에 주어진 기회에서 고꾸라졌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UCL 4강 1차전 공격적인 수비로 2실점을 제공했다. 당시 좌절한 김민재는 경기 후 취재진들에게 한국말로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의 공개 저격과 팬들의 악플이 끊이질 않았다.
그래도 김민재는 무너지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에 들어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민재의 마지막 리그 경기였던 볼프스부르크전 선발로 나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74분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지만,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그렇게 김민재의 첫 시즌은 마무리됐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했던 시즌이다. 막바지에 입지가 좁아졌고, 이적설과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폴리와 유벤투스 등 세리에A 복귀설도 있었고, 뮌헨이 한 시즌만에 김민재를 매각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래도 김민재는 "다음 시즌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훗날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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