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치도 꿇린 ‘팬들의 기도’
NBA 미네소타 우승 염원
덴버까지 꺾고 서부 결승행
4년 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길거리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했다. 오는 25일 플로이드의 4주기를 앞두고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지역 연고 프로농구팀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리그 우승을 염원하고 있다.
플로이드의 목 뒤를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백인 전직 경찰관에 대해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내린 2021년 4월 20일, 미네소타는 새크라멘토 킹스에 134-120으로 이겼다. 미네소타는 그날 경기에 사용한 공을 플로이드의 유가족에게 헌정했다.
플로이드의 조카인 윌리엄스는 미네소타의 다음 경기에 초대받아 플로이드의 이름이 새겨진 미네소타 유니폼과 공을 전달받았다. 당시 윌리엄스는 “우리는 스포츠에 살고 죽는 가족이었고, 그렇기에 이것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의 칼 앤서니 타운스는 경기 후 “우리는 단지 우리가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역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구단과 선수들은 지역에서 혐오 범죄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꾸준히 행동해 왔다. 구단은 지난 2021년 미니애폴리스 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과 협력해 플로이드의 죽음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 설치를 계획했다. 당시 미네소타 소속이었던 조시 오코기는 인종차별 범죄를 규탄하는 의미로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이라고 쓰인 워밍업 셔츠를 착용했다.
미네소타에서 차별과 혐오 이슈에 대응하는 ‘최고 다양성 책임자(CDO)’를 맡은 트루 페티그루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디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은 미네소타가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촉매제가 됐다. 나도 그렇게 이 팀에 들어왔다”며 “플로이드 사건 이후 리그에 ‘최고 다양성 책임자’라는 직책이 빠른 속도로 생겨났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유가족과 그를 기리는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현재 NBA 서부 콘퍼런스 3위인 강팀 미네소타의 리그 우승을 염원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미네소타는 이런 염원을 담아 올시즌 승승장구 중이다. 미네소타는 20일 플레이오프 서부콘퍼런스 2라운드 7차전에서 덴버를 98-90으로 꺾고 서부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미네소타가 2라운드를 통과해 콘퍼런스 결승에 오른 건 구단 레전드 케빈 가넷이 활약했던 2003~2004시즌 이후 20년 만이다. 미네소타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서부 결승을 치른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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