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1] ‘위험한 침묵’을 깨뜨려라
‘전반적으로 주변 사람과 협업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케미가 좋지 않은 사람과도 협업을 잘하라고 상사가 요구하십니다. 주고받는 걸 모르는 사람 때문에 제 감정 노동을 감수하면서까지 협업을 꼭 해야 하는 걸까요’라는 직장인의 고민을 들었다.
사람에 따라 여러 의견이 존재할 텐데, 필자 생각엔 ‘감정 노동을 하면서까지 협업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는 두 번째 문제이고, 상사의 조언이 좀 더 디테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업을 잘하고 있는데 더 잘하라고 칭찬하면서 동기부여를 한 말인지, 아니면 선택적 협업을 하고 있어 주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와 구체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평소 상사가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해 그냥 인사말처럼 툭 던진 말인지 구별이 어렵다.
사실 위 고민에 대한 최선의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상사에게 궁금한 부분을 다시 질문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상사와 열린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조직 안에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를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정적인 의견이나 결과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과 우려를 표현하고 또 질문할 수 있고, 구성원들의 실수나 서로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공유하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심리적 안정감이 부족한 조직엔 ‘위험한 침묵(dangerous silence)’이 흐르게 된다.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고 침묵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면 당연히 조직의 창의성, 협업 능력, 그리고 위기 관리 능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에드먼드슨(Edmondson) 교수가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7항목의 설문지가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이 조직에선 어려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수용한다’ ‘다른 구성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구성원과 함께 일하면서 나의 고유한 기술과 재능이 높이 평가되고 활용된다’ 등이다.
직장뿐만 아니라 작은 조직인 가족 안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은 중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구성원이 자기 실수나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조직에서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고 그 안에서 협업을 통한 창의성이 더 활성화되고 그 경험이 구성원 간의 친밀감을 더 강화시킨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관위, 현수막에 ‘내란공범’은 OK…’이재명 안 된다’는 NO
-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햄버거 계엄 모의’...예비역 대령 구속
- ‘검사 탄핵’ 해놓고 재판 ‘노 쇼’한 국회…뒤늦게 대리인 선임
- “너무 싸게 팔아 망했다” 아디다스에 밀린 나이키, 가격 올리나
- 24년 독재 쫓겨난 시리아의 알-아사드, 마지막 순간 장남과 돈만 챙겼다
- 검찰, 박상우 국토부장관 조사...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 공주서 고속도로 달리던 탱크로리, 가드레일 추돌...기름 1만L 유출
- “이제 나는 괜찮아, 다른 사람 챙겨줘” 쪽방촌 할머니가 남긴 비닐봉지
- 구찌, 국가유산청과 함께 제작한 경복궁 교태전 벽화 한시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