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새싹
2024. 5. 20. 23: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삭막한 계절을 견딘 나무에 새로운 싹이 돋아난다.
그 모습을 긴 시간 자세히 들여다본 시인의 눈에는 "새싹"이 제법 달리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뿌리"와 "부리", 발음이 유사한 두 단어의 활용도 그렇지만 나무에서 초록이 움트는 과정을 새가 태어나 날개를 펴는 것으로 본 발상도 재미있다.
그야말로 새(鳥)의 싹인 셈.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새의 부리는
나무뿌리에서 생겨난다
겨우내 말을 아껴
날개를 품는다
구름의 흙이 일순 온순해지면
잔뿌리 같은 새들이
일제히
싹을 물고
가지 끝으로 날아간다
물오른 하늘에서
새 떼가 돋아난다
나무뿌리에서 생겨난다
겨우내 말을 아껴
날개를 품는다
구름의 흙이 일순 온순해지면
잔뿌리 같은 새들이
일제히
싹을 물고
가지 끝으로 날아간다
물오른 하늘에서
새 떼가 돋아난다
삭막한 계절을 견딘 나무에 새로운 싹이 돋아난다. 그 모습을 긴 시간 자세히 들여다본 시인의 눈에는 “새싹”이 제법 달리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나무뿌리”에서 “새의 부리”가 생겨났다니. “뿌리”와 “부리”, 발음이 유사한 두 단어의 활용도 그렇지만 나무에서 초록이 움트는 과정을 새가 태어나 날개를 펴는 것으로 본 발상도 재미있다. “새들이 일제히 싹을 물고” 활활 날아가 앉은 가지 끝이 선연하다. 그야말로 새(鳥)의 싹인 셈.
봄을 지나 이제 막 여름에 접어든 지금 이 계절에 새는 어디까지 날아갔을까. 물오른 하늘에 돋아났던 그 새는. 창을 열면 새는, 새들은 아직 어디로도 가지 않은 채 하늘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다. 커다란 날개를 쉼 없이 푸드덕거리며.
초록의 날개는 한동안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새는 그 커다란 날개를 저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계절의 끝, 오래 아낀 말을 마침내 건네고서.
박소란 시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