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토 국방대 총장회의와 미래안보 전략

2024. 5. 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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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생하는 현안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미래를 대비하거나 이를 위한 기획과 준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위한 국가안보, 국방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 방안을 수립하고 이에 맞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매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핵심 파트너국가 간 개최되는 나토 국방대 총장 회의는 국가 안보, 국방 분야에 대한 미래를 설계하고 인력 양성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 및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다자협의체이다. 올해는 나토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국방대가 나토 국방대와 공동 주관으로 회의를 개최하였다. 나토 회원국을 포함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등 핵심 파트너국들 48개국의 120여명 국가안보 및 국방 분야 핵심 직위자들이 공식 초청되었다.

필자도 국방대 총장을 수행하고 참석하였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해 독일 국방대 주관으로 개최한 회의에 이어 두 번째 기회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찰스 브라운 미국 합동참모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일반적 대응방안에 대해 같이 진솔한 토의를 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미국 국방대 총장 주관으로 한·미·일 국방대 총장 회의를 갖고, 향후 한·미·일 국방대 총장 회의 연례화를 포함하는 상호 교류 증진 방안에 관한 건설적 논의도 가졌다. 또한 국가정보국(DNI) 소속 최상위 교육기관인 국립정보대학원의 총장 및 주요직위자들과 양자 회의를 통해 상호 교류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도 하였다.

모든 토의의 주제는 첨단과학기술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전장 환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가였고, 에릭 슈미트는 어느 국가도 이러한 미래 국방 안보 환경 변화에 준비되어 있지 않음을 경고하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관료제의 비효율성, 국방 관련 분야의 경직된 문화들이 변화를 담아내지 못함을 강조하였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이번 회의 참가를 통해 필자는 두 가지 큰 교훈을 얻었다.

첫째, 모든 국가들이 첨단 과학 기술 발전으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국방 안보 환경에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첨단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가 이를 잘 준비해서 선도한다면 매우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미래전에 적극적으로 대비한 국가에는 발전을, 그렇지 못한 국가들에는 처절한 패배를 반복해서 기록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등을 통해 나타나는 변화하는 전쟁 양상은 모든 국가들에 위기와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민적 관심과 첨단산업 기반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환경을 조성하고 대비한다면 우리에게는 역으로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래 국방 안보 분야에 최대한 창의성이 구현될 수 있도록 에릭 슈미트가 강조한 관료제의 비효율성과 군사문화의 경직성을 극복하도록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둘째, 나토 국방대 총장 회의 같은 미래 안보 국방을 설계하기 위한 주요국들과 인적 교류에 적극 참여하고 주도해야 한다. 미래 안보 국방 안보를 책임지는 초급, 중급, 고급 군인, 공무원들 간 다양한 교류를 확장하고, 플랫폼 신설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나토, 인도태평양, 한·미·일 등 주요 국가들과 단기, 학위 교육 과정, 공동 연구, 세미나 등을 주도하고, 이를 통하여 글로벌 중추 국가로써 한반도를 넘어서 미래 국방 안보 분야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선진국에 가서 배워오는 것을 넘어 선진국과 함께 논의하고, 개발도상국들과의 가교역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모든 위기와 도전은 역으로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한강의 기적, K방산, 원자력 수출과 한류 확산 등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K국방 안보는 첨단 과학기술 기반 미래 전장 환경의 글로벌 모델이 될 수 있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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