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S교향악단, ‘음주 뺑소니’ 김호중 ‘슈퍼 클래식’ 공연 빠진다
당초 단원 10명 객원 참여 예정
김호중 출연일만 참석하지 않기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교향악단이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과 세계 최정상 4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공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S교향악단 측은 20일 헤럴드경제에 “오는 23, 24일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슈퍼 클래식) 공연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연엔 오스트리아의 빈 필, 독일의 베를린 필, 미국의 뉴욕 필,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현역 단원들을 초청, KBS교향악단과 함께 연주한다. 총 5회 공연을 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의 23, 24일 공연은 김호중이 출연하나 19, 20, 25일 공연에선 김호중이 출연하지 않는다.
KBS교향악단은 김호중이 출연하는 ‘슈퍼 클래식’ 공연에선 단원 10명이 객원 연주자가 함께 하기로 했으나, 음주 뺑소니 혐의로 논란이 커진 지난 18일경 불참을 결정하고, 주관사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김호중이 출연하지 않는 19, 20일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공연엔 총 15명의 단원이 객원 연주자로 참여, 예정대로 연주를 마쳤다.
‘슈퍼클래식’의 주관사인 두미르는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한 이후에도 예정된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촉박한 일정과 환불금, 위약금 문제로 출연자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호중은 이 공연에 메인 게스트로 출연, 소르파노 아이다 가리풀리나(23일), 라리사 마르티네즈(24일)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공연 주최사인 KBS는 김호중이 교통사고를 내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4일 주관사인 두미르 측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했다.
당시 KBS는 ▶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 이행 ▶ 김호중을 대체한 출연자를 섭외해 공연 진행 ▲기존 공연대로 진행 시엔 KBS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을 금지한다는 등의 내용을 통보했다.
주관사가 공연 강행 의지를 보인 현재 KBS는 김호중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에 KBS의 명칭과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KBS는 입장문을 통해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한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공연 주최사 측에 최고했으나 답변이 없기에,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호중이 출연하는 ‘슈퍼클래식’ 공연은 티켓 가격이 15만∼23만원에 달한다. 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매진을 기록했다. 평균 티켓값을 20만원으로 잡으면 공연 매출은 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시인한 이후 취소 티켓도 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티켓을 판매 중인 멜론 티켓에 따르면 23일 공연에선 3089석, 24일 공연에선 2800석(20일 오후 10시 기준)의 빈자리가 나왔다. 애초 두미르 측이 양일 2만석의 좌석이 매진됐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사태 이후 약 6000석에 달하는 취소 티켓이 나온 셈이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그는 사고 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호텔에 머물다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이로 인해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으나 김호중 측은 이를 극구 부인했다. 지난 16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에 방문했으나 김호중은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자, 사건 발생 10일 만인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김호중의 음주 시인은 같은 날 창원 공연에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하는 심경을 밝힌 직후였던 만큼 뒤늦은 인정에 대중의 공분은 더 커졌다.
김호중은 이후 자신의 팬카페에 “아리스(팬클럽) 식구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면서 “술을 한 잔이라도 입에 대면 핸들은 잡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파한다는 걸 겪지 않아도 알아야 어른인데 어리석은 내 모습이 너무나도 싫다”며 “죄 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하겠나.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우리 식구들의 꿈을 져버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 가슴속에 하나 하나 새기며 살겠다”며 사죄를 구했다.
대중은 이미 완전히 돌아선 상황이다. 김호중을 스타로 키운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TV조선)의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엔 김호중의 엄정한 수사를 요청하는 성명이 올라왔다. 이 갤러리에선 “그동안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하며 대중을 기망했던 소속사의 부끄럽고 참담한 망언을 잊을 수가 없다”며 “이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경찰은 법의 엄중함을 몸소 실천하여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죗값을 달게 받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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