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장성 개인 이메일마저 북한 해커조직에 털렸다

대법원 전산망 자료탈취 이어
고위 당국자 등 100여명 피해

북한 해커 조직이 대법원 전산망에 침입해 자료를 탈취하는 등 사이버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군과 국방 당국 고위 관계자들의 개인 메일도 무더기로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이날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소속 공무원들과 장성급 장교들을 포함한 100여 명의 개인 이메일이 북측 해커 집단에 의해 집단적으로 피해를 본 사실을 확인해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당사자들에게 개인 메일의 보안조치를 강화하도록 통보했고, 현재 경찰 조사에 협조 중"이라고 전했다.

이제껏 일부 군 인사에 대한 개별적 해킹 피해 사례는 더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국방 관련 주요 직위자들과 장성 다수가 조직적으로 해킹을 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해킹은 피해자들의 개인 메일을 대상으로 이뤄져 군 간부와 공직자들이 쓰는 시스템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타 조직보다 더 엄격한 정보기술(IT) 보안이 필요한 군과 국방 당국에서 통상 3성장군(중장)에 해당하는 합참 본부장급 인사가 다수 포함된 해킹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것은 가볍게 넘기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라자루스' '안다리엘' '김수키' 등 북한 대표 해커 조직은 한국의 군과 외교안보 당국, 싱크탱크 주요 인사들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는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위급 외교 당국자를 사칭해 악성코드를 심은 해킹 메일을 퍼뜨리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이들 북측 해킹 조직 3곳이 국내 방산기술을 빼내기 위해 최소 1년6개월 전부터 관련 국내 기업 10여 곳에 대해 전방위적 해킹 공격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