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의무화’ 첫날 곳곳 혼선…“도용 가능성도 여전”
[앵커]
오늘 병원 가셨다 신분증이 없어 헛걸음하신 분들 없으신지요?
오늘부터 병원이나 의원에서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됐는데, 촉박하게 시행한 탓에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을 도용할 수 있는 허점도 발견됐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내과 의원, 진료 접수처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신분증 가져오셨어요?) 여기 (등록이) 다 돼 있어요."]
신분증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에.
["(여기 접수해 주시면 되세요.) 신분증을 안 들고 왔어요."]
부랴부랴 현장에서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재영/내원 환자 : "(신분증 의무화를) 병원 와서 들었습니다. 어플 깔고 설치하는 게 사실 젊은 사람들한테는 어려운 건 아니니깐 어렵지 않았는데 어르신분들은…."]
신분증 확인 대상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
주민등록증 같은 실물 신분증은 물론, 전자서명인증서나 모바일 건강보험증으로도 본인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건강보험 도용만 연평균 3만 5천여 건, '건보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한세정/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실 부장 : "부정 수급을 사전에 예방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와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본인 확인 강화 제도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곳곳이 구멍입니다.
신분증 대신 쓸 수 있는 '모바일 건강보험증'.
본인이 인증만 해주면 이렇게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에도 내 건강보험증이 설치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의 건강 보험을 도용하는 것도 가능하단 얘깁니다.
[성혜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서 QR 코드를 가져오면 이분이 정말 그 사람인지 아닌지 저희 입장에서는 전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공단 측은 이에 대해 기술적인 보완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 홍보나 사전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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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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