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지 않아 힘들었다…” KIA 28세 셋업맨의 내야안타 이슈 그 이후, 책임감과 미안함과 고마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과가 좋지 않아 힘들었다.”
KIA 타이거즈 오른손 셋업맨 전상현(28)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21경기서 2승3패7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7.13으로 성적이 안 좋은 건 맞다. 때문에 사실상 메인 셋업맨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경기가 많다.
그러나 10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스리피트 논란 당시, 당사자 중 한 명이 전상현이었다. 당시 전상현은 2-2 동점이던 8회초 1사 1,2루, 풀카운트서 9구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넣었다.
컨택이 좋은 에레디아가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고, 타구는 전상현의 정강이를 맞고 홈플레이트 방면으로 튀었다. 전상현은 아픔을 참고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원 바운드 송구했다. 그러나 이때 에레디아가 페어/파울 라인의 안쪽, 그러니까 잔디 부분의 페어지역으로 뛴 게 큰 논란이 됐다.
KBO 심판진, 비디오판독센터는 에레디아가 수비방해 의사가 없다고 판단, 에레디아에게 수비방해를 선언하지 않았다. 단, 이는 애매한 측면은 있었다. KIA는 KBO에 공문을 통해 질의서를 보낼 정도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최형우가 다음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 선수단의 억울한 심정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 누구보다 전상현이 힘들었을 것이다. 정강이가 부어 며칠간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했고, 최선을 다해 수비했는데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수비방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날 전상현은 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전상현은 16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까지 쉬어야 했다. 두산전서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또 흔들렸다. 그러나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며 부활을 선언했다. KIA 불펜이 전반적으로 최근 피로도가 쌓이면서, 전상현이 건강을 되찾았다면 좀 더 힘을 내줄 필요는 있다.
전상현은 구단을 통해 “최근 구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아서 힘들었고 마운드에서 생각도 많아졌다. 나로 인해 패배한 경기가 생기다 보니 동료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라고 했다.
또한, 전상현은 “더 내려갈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용 불펜이 없었고 내가 꼭 이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 책임감이 크게 든 경기였고, 책임감이 든 만큼 자신감 있게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호수비를 보여준 이우성 선수에게도 고맙다. 오늘의 이 감을 다음 경기서도 이어가며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전상현은 올 시즌 피안타율이 0.286으로 살짝 높긴 하지만, WHIP는 1.30으로 나쁜 수준은 아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구속이 작년 142.6km서 143.1km로 오히려 올랐다. 익스텐션이 긴 편이라 체감 구위는 더 좋은 스타일이다.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조정 가능하다는 게 내부의 진단. 작년에도 전반기에 주춤했으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끝내 제자리로 돌아갔다. 올 시즌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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