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미사일-로켓 개발로 불 붙은 우주기술 경쟁
군사적 압박 용도로 기술 과시… 달과 우주, 인류 공동 자산이지만
기지 설치 성공하는 나라 생기면, 지정학적 경쟁 우주로 확장될 수도
● 세계대전과 탄도 미사일 개발
1944년 9월 영국 런던에 미사일 공습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음속 4배 속도로 날아온 이 미사일은 독일 나치가 개발한 V2였습니다. V는 ‘보복 무기(Vergeltungs waffe)’라는 의미로 적국인 영국에 보복하겠다는 뜻입니다. V2는 먼저 개발된 V1을 초음속으로 개선한 것이었습니다. 속도가 느려 요격이 가능한 V1과 달리 탄도 미사일인 V2는 대기권을 통해 우주 가까이 날아간 후 중력으로 자유낙하 했기에 속도가 음속의 4배에 달했고 요격이 불가능했습니다. 이 놀라운 무기를 본 미국은 전쟁 후 V2의 개발자인 독일의 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을 미국으로 데려갑니다.
●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우주로켓
제2차 세계대전이 원자폭탄으로 끝난 후 미국과 소련은 탄도 미사일의 중요성을 인식했습니다. 비행기로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V2처럼 빠른 탄도 미사일을 통해 원자폭탄을 발사할 수 있다면 그 전략적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미국과 소련의 탄도 미사일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서로에게 미사일을 쏘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필요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대기권 너머 우주 공간까지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과학적 원리가 우주 로켓과 동일합니다. 즉, 우주 로켓 기술이 뛰어나다는 건 탄도 미사일 기술이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주 로켓 기술을 과시할수록 상대방에게 군사적 압박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렇게 탄도 미사일 경쟁은 우주 로켓 경쟁으로 이어졌고 V2의 개발자 폰 브라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 로켓을 개발하게 됩니다.
● 스푸트니크 쇼크와 아폴로 프로젝트
미국과 소련의 우주 로켓 경쟁에서 소련이 한발 앞서 나가게 됩니다. 소련은 1957년 사거리가 7000km인 최초의 ICBM R7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같은 해 R7을 통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이를 지켜본 미국 사회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부릅니다.
● 달, 제2의 남극 대륙 되나
소련(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은 달에 무인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나라들입니다. 또 한국과 EU는 달 근처로 탐사선을 보냈습니다. 강대국이 앞다퉈 달에 인간을 보내려고 하는 것은 달이 가진 특수성 때문입니다. 달과 우주는 우주조약에 따라 인류의 공동 자산입니다. 남극 대륙이 남극조약에 따라 인류의 공동 자산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강대국은 앞다퉈 남극 대륙에 과학기지를 설치했습니다. 언젠가 기지를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에서였습니다.
앞으로는 남극에서처럼 달에 기지를 설치하는 나라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달에는 아직 인류가 모르는 다양한 자원 및 과학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각국은 언젠가 달에 설치한 기지를 근거로 달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각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달까지 확장되는 이유입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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