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 모르는 김호중…'음주뺑소니' 인정하고도 3번째 공연 강행[종합]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예정된 공연을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다.
김호중은 오는 23일, 24일 양일간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에 출연할 예정이다.
20일 주최사인 KBS는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이를 공연제작사 두미르에 통보했다. 두미르는 앞서 KBS가 정한 시일까지 답변을 하지 않았고,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뒤늦게 시인하면서 KBS가 결국 김호중 손절에 나선 셈이다. KBS는 앞서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김호중 출연분을 통편집한 바 있다.
반면 KBS가 김호중 손절에 나섰음에도, 김호중은 '슈퍼 클래식' 무대에 올라 공연을 강행할 전망이다.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는 일정이 촉박하기에 대체 출연자를 구할 수 없다며 KBS에 출연자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KBS가 주최 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하라고 통보한 만큼, 두미르는 행사에서 KBS 주최사명과 로고는 사용할 수 없다.
시작까지 사흘이 남은 공연은 취소되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로 조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 대규모 콘서트 무대에 오르게 된다. 김호중과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증거물 훼손 등 사건 은폐 혐의도 함께 받고 있는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아 더 논란이다.
'슈퍼 클래식'은 티켓 가격이 15~23만 원으로,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에 티켓 매출은 약 4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맞은편에 있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사건 발생 직후 김호중 소속사 매니저가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차량 소유주가 김호중인 것을 확인했고 조사 끝에 김호중이 운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호중은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호중 소속사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손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도 일었다.
이후에도 김호중과 소속사는 뺑소니는 인정하면서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줄곧 부인했다. 그러나 국과수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하고 김호중이 사고 전 스크린골프장 유흥업소 등 술자리에 있었다는 정황이 계속해 추가 공개됐다.
김호중은 이 와중에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고 이후 지난 11일과 12일 경기 고양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무대에 올랐고, 18일과 19일에서 경남 창원에서 공연했다. 그는 창원 공연 도중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고 말했는데, 19일 공연이 끝난 직후 심야에야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사고 발생 10일 만이다.
이러한 김호중의 행동에 대해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YTN '뉴스업'에서 김호중은 얻을 이익은 다 얻었다며 "시기적으로 지금 인정을 하지 않으면 구속된다. 구속 영장이 바로 나올 것이고, 여타 정황증거가 있는 데도 부인한다면 구속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인정은 해야 하는데, 문제는 며칠 사이 언제 인정할지를 결정한 것이다. 경제적으로 이득을 봤을 수는 있지만, 재판부와 국민에게 좋은 인식을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경찰은 김호중을 비롯해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사과 당일 김호중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4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특히 김호중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이 전날 밤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경위에 대해 "김호중이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며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호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라며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오늘 오후 김호중이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 신속히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입장문을 알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당초 김호중과 출석 일정을 조율해 확정한 바 없다며 입장차를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가 출석을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조사를 받는 건 아니다"라며 "출석 여부와 일정은 수사 일정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의 변호사 입장까지 면피용이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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