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반전 이슈에…안 뜨는 바이든 지지율
민주당이 20년간 대선 이긴 네바다주서도 트럼프에 밀려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표심을 잡기 위해 임신중지권 보장과 인종차별 철폐 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유권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권자 대다수가 경제 문제를 대선의 주요 의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을 강조하면서도 가자지구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는 모순적인 정책도 지지율을 깎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모교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을 찾아 “여러분은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해에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며 “흑인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2020년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과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 전역에 퍼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흑인 가족과 공동체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흑인대학 지원 확대, 학자금 대출 탕감 등 정책 성과도 내세웠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축사를 시작하자 몇몇 졸업생은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의자를 돌려 등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학생도 있었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 반전 시위 비난, 시위 참가자 체포 등에 반발해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대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민주당 산하 대학생 단체인 ‘미국민주대학’의 무슬림 간부회 하산 피아랄리 의장은 “대량학살에 반대만 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시위가 일어났는데도 중동 정책을 재고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낙담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임신중지 금지법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밀리고 있다. CBS가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두 지역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았다.
20년간 대선 때마다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네바다주에서도 이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27%로, 트럼프 전 대통령(41%)에게 뒤졌다.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율(26%)도 트럼프 전 대통령(37%)이 더 높았다. 네바다주 유권자 역시 경제 회복을 대선의 주요 이슈로 보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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