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질 깨지고 얇아지고…가파른 해양 산성화

이슬기 2024. 5. 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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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같은 한반도 주변 바다 생태계의 변화를 체감 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인간과 바다가 만나는 접점인 갯벌입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양 산성화로 바지락 같은 패류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드넓은 개펄에서 바지락을 캐는 어민들.

온종일 호미질을 해도 10킬로그램을 채우기가 힘듭니다.

[바지락 채취 어민 : "옛날에는 엄청 많이 있었는데 자꾸자꾸 줄더라고요. (예전에) 많이 잡는 사람은 한 50킬로그램도 잡고 그랬었죠."]

1980년대 8만 톤 넘던 전국의 바지락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새조개와 참꼬막은 생산량을 집계하기 어려울 만큼 씨가 말랐습니다.

바지락과 꼬막 등 조개류 생산이 매년 줄어들자 각 자치단체들은 이런 어린 조개를 바다에 방류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개류 생산이 급감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양 산성화입니다.

바닷물에 녹아드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서 물속 수소이온이 늘어나고 산성화가 진행됩니다.

조개껍질이 깨지거나 얇아져 생장이 어렵게 됩니다.

[김영혜/부경대 자원생물학과 초빙교수 : "너무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들어오기 때문에 중탄산염이 되면서 탄산칼슘 형성이 저하돼서 패류의 생장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반도 인근 바다의 산성화는 2015년 측정을 시작한 이후 점점 심해지는 추세입니다.

해양 산성화는 지구 온난화를 더 부추기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집니다.

바다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오기 때문입니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해양 산성화로 인해서 완충력이 떨어지고 있다. 즉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어야 될 시간이 필요한 건데 그걸 끌어안지 못하고 바로 내보내는 거죠."]

바다는 지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4분의 1가량을 흡수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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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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