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안 돌아온 전공의들…‘전문의 배출 공백’ 우려
수련 기간 조정 ‘구제방안’ 시사도
일부 ‘8월 시한’ 해석엔 “아니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이탈한 3개월째인 20일에도 뚜렷한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의 동향을 종합하면 이날까지 전공의들의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일부 전공의는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 관련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연일 전공의들에게 병원에 돌아갈 것을 촉구했지만,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 취득 시점이 1년 지연되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고연차 전공의들이 적시에 수련을 재개하지 않으면 2026년이 돼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어 전문의 충원에 차질이 빚어진다. 전문의 배출 시점이 밀리면 군의관, 공중보건의 배정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2월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는 3개월이 되는 오늘까지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전국의 3·4년차 레지던트는 총 2910명인데 현재 병원에서 근무 중인 레지던트 수는 600여명이다. 레지던트 상당수가 지난 2월 병원을 떠난 상황이라 이들이 속히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도 전문의 인력 배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날을 복귀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 기간 중 일부를 수련 기간으로 인정해줄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종의 ‘구제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즉시 복귀해야 한다”면서도 “휴가·휴직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련 서류와 함께 수련병원에 소명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수련 기간을 일부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탈한 전공의들의 추가 수련 기간을 임의로 산정해 복귀 시한을 8월로 예상하는 일부 의료계의 해석은 합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은 “정부가 돌아오게 해야 한다”면서 “전공의들은 증원 ‘0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졸속 정책을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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