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처음으로 납북현장 간다...1970년대 고교생 끌려간 군산行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오는 24일 1970년대 한국 고교생이 납북된 전북 군산 선유도를 방문한다고 20일 밝혔다. 현직 통일 장관이 납북 현장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김 장관의 선유도 방문에는 줄리 터너 미국 북한인권특사도 동행한다. 터너 특사는 최근 일본 납북자 피랍 현장도 찾았다. 정부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방문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선유도에선 1977년 8월 김영남 학생이 북한 공작원에 납북됐다. 같은 달 이민교·최승민 학생도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북 공작원에 납치됐고, 이듬해 8월에는 홍도에서 이명우·홍건표 학생이 또 북으로 끌려갔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김 장관이 24일 군산 선유도를 방문하는 길에 납북자 송환을 염원하는 기원비를 제막하고, 27일엔 통일 차관이 홍도를 찾아 기원비를 세운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송환 기원비에 대한민국은 결코 납북자들을 잊지 않는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납북된 이들이 하루빨리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도록 국민이 함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선유도 인근에서 납치된 김영남은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와 북한에서 만나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터너 특사는 지난 2월 일본 방문 당시 니가타에 있는 메구미의 피랍 현장을 찾았다. 납북 피해자 가족 단체는 당시 방한한 터너 특사에게 국내 납북 현장 방문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번에 성사됐다고 한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지난해 어선으로 탈북한 두 가족 중 한 분이 문재인 정부가 계속됐다면 자신들은 탈북을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탈북민 전원 수용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고 탈북민을 포용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북한 당국이 통일전선부(통전부)를 없애지 않고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이름을 바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름을 바꾸고 대남 심리전을 중점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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