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였다…아픈 만큼 튼튼해진 호랑이
홍종표·한준수 등 ‘슈퍼 백업’ 활약
KIA는 지난 10일 광주 SSG전을 치르면서 올시즌 가장 큰 위기가 닥쳤음을 예감했다. 선발 윌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는 핵심 불펜 전상현이 에레디아의 타구에 발을 맞아 교체됐다.
일정도 위기감을 더했다. 13일 기준 2~2.5경기 차로 따라온 두산, NC와 차례로 3연전을 앞두고 있었다. 선발과 불펜의 핵심이 빠진 채 나선 KIA는 두산과의 3연전 중이던 15일부터는 김도영까지 심한 장염을 앓았다.
KIA는 두산과 1승1무1패를 나눠가졌다. 16일 3차전에서 KIA는 밤 11시10분까지 4시간40분 동안 연장 12회 접전을 펼쳐 투수를 다 쓰고도 7-7로 비겼고, 다음날 새벽 창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KIA는 NC와의 3연전을 모두 가져갔다. 심지어 17일 선발 김건국이 1이닝 만에 햄스트링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승리했다. 18일에는 대체 선발 황동하가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9일에는 에이스 양현종의 6이닝 1실점 호투에 불펜진이 잘 막고 9회초 이우성이 결승 솔로포로 승부를 갈라 3연전을 모두 가져갔다. KIA는 NC를 4경기 차 3위로 밀어내며 2위 삼성에 3경기 차 앞섰다. 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더 여유를 찾았다.
KIA는 앞서 선발 이의리가 팔꿈치 이상으로 1.1이닝 만에 자진강판했던 4월10일 광주 LG전도 같은 식으로 승리했다. 그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고 그다음 한화 3연전까지 6연승을 달렸다. 그때부터 KIA의 1위 질주가 이어졌지만 그동안 아슬아슬했고, 여러 팀이 얼굴을 바꿔가며 턱밑까지 따라붙는 와중에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위기나 고비를 직감하면서도 이겨내는 모습이 이전과 많이 다르다. KIA는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큰 팀 중 하나였지만 부상 공백을 메우면서 오히려 팀 전체의 힘이 세졌다. 나성범, 황대인과 박찬호 등이 다쳤을 때 이우성과 서건창이 여러 자리를 돌려 맡으며 활약했고, 불펜의 축 임기영이 다치자 곽도규가 필승조로 가세했다. 내야수 홍종표(왼쪽 사진)도 박찬호에 이어 김도영의 공백까지 메웠고, 포수 한준수(오른쪽)는 사실상 주전으로 뛰고 있다. 김도영, 이우성 등이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 잡자 승부처에서 믿어볼 타자가 많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타격감까지 회복한 나성범은 “우리는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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