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군 사격장' 산불‥작년 축구장 114개 '잿더미'
[뉴스데스크]
◀ 앵커 ▶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 겨울에는 산불이 비교적 덜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때에도, 군부대 사격장 인근에서는 산불 피해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격장에서 불이 나면 진화도 더 어렵다는데요.
왜 그런지,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한 마을 초입에 군이 세운 표지판이 보입니다.
"주변 군 사격장에서 훈련할 땐 도로가 통제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자 산 능선마다 맨땅이 보입니다.
발사된 포탄이 떨어진 지점, '피탄지'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3월 이 사격장에 불이 나 축구장 50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이 재가 됐습니다.
당시 산림 당국은 48시간 만에 진화했다고 했지만 불씨가 되살아나 주민들은 나흘이나 불안에 떨었습니다.
[조학재·김경숙/주민] "이쪽에서 꺼지다가 또 이쪽으로 또 옮겨서 또 일어나고 해서 시간이 길었던 것 같아요."
군 사격장에서 불이 나면 불발탄과 미확인 지뢰 폭발 위험 탓에 땅에선 불을 끄지 못하고 헬기로 꺼야 합니다.
공중에선 잔불 정리와 감시가 쉽지 않아 불이 며칠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격장 산불 대응이 어려운 이유, 또 있습니다.
사격장이 많은 강원 북부에는 소나무 군락지가 넓게 퍼져 있습니다.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불길 확산 속도가 1.3배 빠르고, 2.4배 더 오래 지속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접경 지역과 민북 지역에는 의외로 소나무 숲이 아주 많기 때문에 이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특히 진화의 속도도 떨어지고‥"
이곳은 MBC 뉴스센터에 XR 가상현실로 재현한 군부대 사격장입니다.
보병 2명 이상이 조를 짜서 발사하는 무기, 박격포 사격 훈련을 준비하는 모습인데요.
이처럼 높은 각도로 발사된 포탄은 수 킬로미터 앞 목표 지점에 떨어져 폭발합니다.
그런데 봄철 건조한 날씨엔 불씨가 튀어 불이 붙으면 주변 침엽수림을 땔감 삼아 금세 산불로 번지게 됩니다.
지난 5년간 산림청에 보고된 군 사격장 발생 산불은 모두 181건에 달하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52건이 발생해 축구장 200여 개의 산림이 불에 탔고, 올해도 10건이 집계되는 등 군 사격장 산불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오는 7월 강원도 철원군에 새 산림항공관리소를 열 예정입니다.
헬기 3대를 넣어둘 수 있는 격납고 공사가 한창인데요. 강원 북부 등 인근 산불이 발생하면 이곳에서 헬기가 뜨고 내릴 예정입니다.
산림 당국은 그나마 초기 대응이 빨라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양환/비무장지대 산림항공관리소장] "(서울과 강릉관리소에서) 강원, 경기 북부 지역에 산불 출동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미 산불이 굉장히 확산이 돼 있는 상태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헬기로 미리 피탄지 주변에 물을 뿌리고 산불 조심 기간에는 사격 훈련을 자제하는 등 사전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허유빈 / XR디자인 : 하상우,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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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희건 / 영상편집 : 허유빈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0004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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