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바다 마을에서 한 달…남해에서 잠시 쉬어가시다!
[KBS 창원]바닷가 작은 마을의 한 카페에는 도시에서 온 청년들이 일하고 있는데요.
문화기업의 실험공간으로 ‘한 달 살아보기’가 진행 중입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나흘은 카페에서 일하고, 사흘은 여행하며 남해의 매력을 전하는데요.
새로운 관점으로 지역살이를 제시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남해의 한 마을.
출근 준비를 마친 강희정, 최유리 씨가 집을 나섭니다.
마을에 살게 된 지 한 달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이제는 길에서 만난 동네 어르신과 반갑게 안부를 전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래. 밥은 먹었고? (네~ 지금 출근하고 있어요.)"]
도시에서는 동네 할머니와 인사 나누는 일이 흔치 않지만 시골 생활에서는 자연스러운 일.
반찬거리로 텃밭 상추를 나눠줍니다.
할머니는 청년들이 시골에 와서 잘 적응할지 걱정되는데요.
그래도 마을에 살러 온 청년들이 반갑기만 합니다.
[조옥엽/남해군 남면 : "기분 좋지요. 젊은 사람들 오면요. 아가씨들이 야생화처럼 말도 예쁘게 해요."]
카페로 출근하는 이들은 한 달 동안 일주일에 나흘은 카페에서 일하고, 사흘은 남해 곳곳을 여행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개인 SNS에 올립니다.
유치원 교사로 10여 년 일했던 유리씨.
일에 지쳐 잠시 쉬던 중, 우연히 인터넷을 보고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카페 일은 처음 해보는 업무라 주문받는 것도 어색하고 음료 제조도 서툴렀는데요.
이제는 능숙한 솜씨를 뽐냅니다.
[최유리/경기도 광주시 : "한 직종에서 10년 이상 일하다 보니 조금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삶이 좀 더 편안하고, 그냥 이것만으로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서 걱정이 없어요."]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 일반 회사에서 운영하는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지방 소멸 시대 일거리만 있다면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0년 7월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은 120여 명의 청년이 시골 마을에 다녀가고, 정착도 했는데요.
경험을 기록한 수기집도 출간했습니다.
[송순영/남해 컬쳐그룹 ‘뭔들’ 대표 : "시골이라고 하는 이 감성만 가지고 와서 살아볼 게 아니구나, 내가 왔을 때 첫 번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거리를 ‘찾아서 와야겠구나’라는 것을 경험하고 가요."]
카페 일을 마치고, 산책에 나섭니다.
잠시만 고개를 돌려도 자연과 맞닿은 곳.
시원하게 펼쳐진 남쪽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데요.
발걸음 옮기는 곳마다 추억을 남기고, 지쳐있던 마음에 위안을 받습니다.
[강희정/서울시 강동구 : "다른 곳에 산다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여기라면 살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그것도 좋았어요."]
[최유리/경기도 광주시 : "좋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삶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고, 고향 같은 곳이 생겨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같이 되었어요. 그래서 힘들 때 ‘남해 가면 돼’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겨서 좋아요."]
청년들은 낯선 곳에서 일과 여행을 즐기는 균형의 시간을 보내는데요.
이 시간을 통해 삶의 방향을 찾고 나아가 지역 정착까지 고려하는 계기가 됩니다.
[송순영/남해 컬쳐그룹 ‘뭔들’ 대표 : "저희의 신조는 자발적인 경제활동이거든요. 젊은 친구들이 여기 와서 지역 사업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앵커시설(거점공간)을 만드는 게 저희의 가장 가까운 미래 목표입니다."]
바닷가 마을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남해를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는 만큼 여기도 살만한 곳인가를 판단해 보는데요.
청년들은 한 달 살아보기를 통해 나만의 삶의 방식을 발굴해 가고 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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