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피부암의 주원인… ‘ABCDE 법칙’ 기억해야
피부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은 햇빛 특히 자외선이다.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DNA가 손상되면서 피부암이 생길 수 있다.
피부암에는 기저세포암·편평세포암·악성흑색종 등 다양하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만 악성 흑색종이라면 전이되기 쉬워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권순효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피부암을 알아본다.
◇자외선이 가장 큰 원인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크게 악성 흑색종과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위험한 질환으로 5년 상대 생존율이 60% 정도다.
비흑색종 피부암은 흑색종보다는 안전하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많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다. 자외선이 유전자 정보가 담긴 DNA에 손상을 주고,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발생한다. 태닝도 피부암 발병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인유두종바이러스(HPV)나 면역억제제의 장기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암은 급속한 고령화로 늘고 있는 암의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는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지난 2018년 2만3,605명에서 2022년 3만1,661명으로 5년 새 34% 증가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햇볕 노출 시간과 자외선 누적량이 많아진 데다 사람들이 각종 야외 활동이 늘면서 햇빛 노출이 많아지고, 대기 오존층이 얇아진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기저세포암, 눈·코·입 주위에 잘 생겨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이다. 피부 가장 바깥 부위 표피의 최하단인 기저층이나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에 발생한다. 얼굴·목·두피를 포함해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고, 특히 눈·코·입 주위에서 많이 생긴다.
점이랑 가장 많이 헷갈릴 수 있는 암으로 초기에는 점과 잘 구분되지 않아 점을 빼러 갔다가 발견되기도 한다. 점과 달리 약간 푸른빛이나 잿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고 간혹 상처가 생기거나 궤양처럼 보이기도 하며, 피가 나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두 번째로 많은 피부암이다. 피부 각질을 만드는 세포에서 발생하며 얼굴·목에서 많이 생긴다. 각질이 많이 생기거나 혹이나 사마귀처럼 보일 때가 많다. 피가 나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초기 광선 각화증에서 점차 암으로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광선 각화증은 매우 흔한 피부 질환으로 빨갛게 보이는 반점에 각질이 계속 일어나고 거칠거칠 만져진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피부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악성 흑색종은 다른 피부암과 다른 암으로 멜라닌세포에서 발생한다. 피부암 중에서도 전이될 위험이 높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는 주로 손발에 발생한다. 악성 흑색종도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으로 오해하기 쉽다.
일반 점은 모양이 대칭으로 나타나고 주변 피부과의 경계가 뚜렷하지만, 흑색종은 대칭적이지 않고, 주변 경계가 불규칙하며 색이 일정하지 않고, 점차 커지는 특징이 있다.
◇피부암 조기 발견하려면 ‘ABCDE 룰’ 기억
피부암은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생기지만, 점·검버섯·궤양 등 다른 피부 증상과 비슷해 늦게 진단될 수 있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ABCDE 룰’을 기억하면 된다. A는 Asymmetry(비대칭)이다. 점을 절반으로 갈랐을 때 양쪽 모양이 많이 다르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B는 Border(경계부)를 봐야 한다. 점과 달리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높다.
C는 Color(색깔)이다. 색깔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는지 봐야 한다. D는 Diameter(지름)이다. 크기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대략 6㎜ 이상이 되면 피부암일 위험이 높다. 마지막으로 E는 Evolving(진화)으로,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지 경과를 본다. 이 5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암 조직은 수술로 제거, 미용 재건도 중요
피부암은 조직 검사로 확진하며,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악성 흑색종이라면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감시 림프절 생검을 시행한다.
피부암 1차적 치료는 수술인데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첫째는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 절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미용·기능적으로 피부를 완벽히 재건하는 것이다. 수술 외에는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이나 소파술(搔爬術), 냉동 치료, 방사선 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이 있다. 수술이 어려울 때 시행하지만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악성 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이 쓰인다.
◇자외선 노출 줄여야 피부암 예방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되므로 어려서부터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에도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안심하면 안 된다. 피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남성들도 자외선 차단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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