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여야 형제로 만나자” 이재명 “우리가 與란 생각 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일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원래는 여당은 무언가를 하자고 하고, 야당이 쫓아다니면서 견제하는 것이 통상의 모습”이라며 “지금은 야당이 뭔가를 해나가면 여당이 막는 양상이라 가끔씩 ‘우리가 여당인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 예방을 온 황 위원장을 맞아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여당으로서의 역할과 품격을 지켜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 출신이며 인천 연수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황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의 지역구가 인천 계양을인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나와 같은 인천 분”이라며 “이웃사촌이고 존경하는 지역구 의원인데, 야당 지도자가 되신 것에 대해 존경과 애정을 표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그러고 나서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황 위원장은 자신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18대 국회 당시 여야 원내대표였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 당이 198석, 김 의장이 이끄는 당이 89석이었는데 우리는 매일 만나서 김 의장이 바라는 바를 놓치지 않고 다 챙겨 드렸다”며 “김 의장은 나를 존중해 여야가 모든 걸 협의하며 큰 개혁을 많이 했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여야가 다시 한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며 “민주당을 존중한다. 민주당도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존중해주고, 하나가 돼서 국사를 해결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일에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황 위원장은) 오래전부터 존경하는 정치계 대선배”라고 운을 뗀 뒤 “정치 본연의 역할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함께 잘 이뤄가면 좋겠다.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국정 기조가 이건 아니다, 좀 바꿔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표출했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에서 국정 기조 전환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 10여분 동안 비공개로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자주 대화하고 존중하고, 상대방을 인정하자는 원론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