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잊을만하면 또 등장하는 민주당 '팬덤 정치'

2024. 5. 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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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우원식 의원이 예상을 뒤엎고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실린 추미애 당선인을 누르자 강성 팬덤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는 잊을만하면 연례행사처럼 등장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이 대표는 강성 당원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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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지지자와 인사하는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우원식 의원이 예상을 뒤엎고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실린 추미애 당선인을 누르자 강성 팬덤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개딸'로 대표되는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은 당원 게시판과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항의성 글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강성 팬덤은 우 의원을 찍은 89명 의원들을 겨냥해 '우원식 뽑은 인간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글을 서슴없이 올리고 있다. 극성 당원들이 자당 의원들을 배신자 취급하며 사이버 테러나 다름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이들의 분노는 탈당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무려 1만여 명이 탈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강성지지층에게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도 문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의장 선거와 관련해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역사는 항상 앞으로만 전진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 의원의 당선으로 당원들이 상처받았고, 역사가 퇴보했다는 말로 들린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는 잊을만하면 연례행사처럼 등장한다. 이 대표의 팬카페와 일부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난해 2월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색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만 최소 31명의 이탈표가 나왔는데, 이들을 찾아내 공개 심판을 하자는 취지였다.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민주당 소속 168명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수박 색출' 작업을 벌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이 대표는 강성 당원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지역 콘퍼런스에서 "최근 당에 대해 섭섭해하는 당원들이나 아파하는 당원들이 꽤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강성 당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들의 불만에 공감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이재명 일극체제'가 더욱 단단해졌다. 그러면서 당내 대화와 타협은 사라졌고, 친명 의원과 당원들의 일방통행이 계속되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은근히 이런 팬덤 정치를 즐기는 듯하다. 당장 민심이 등을 돌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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