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움직임 ‘감감’… “전문의 중심 의료시스템 검토할 때”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
전공의측 “8월이 복귀 시한” 주장
정부 “수련기간 해석 틀려” 반박
시험 응시 못해 2025년 전문의 부족
응시자격 유지 허용 가능성 나와
“PA 간호사 등 최대한 활용하며
‘위드아웃 전공의’ 체계 마련해야”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집단이탈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정부가 ‘복귀 데드라인’을 넘긴 전공의들에게 ‘유화책’을 제시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에선 집단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면제할 것을 주장하지만, 그보다는 당장 내년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유지하게 하는 등 ‘개별 복귀’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을 정부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새 국면 언제쯤… 전공의들이 집단이탈을 본격화한 지 3개월째인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는 오늘까지 복귀해야 수련기간 인정 및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지만, 복귀 움직임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
전공의들은 복귀 데드라인과 관련해 정부 방침과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의사 커뮤니티에서 “8월29일까지만 복귀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복귀 시한 이후라도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실리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병가나 연차 처리 등 여러 방안을 활용해 수련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돌아오면 수련을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었다면 이후에는 돌아와도 계약 때문에 안 되는 것”이라며 “전공의 입장에서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을 테니 (진행된 수련 과정을) 살리고 싶고 수련 의지가 있다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밑 접촉을 해보면 실제로 돌아오고 싶은 의사 표현을 하는 전공의들이 꽤 있다”며 “내부에서도 고민하는 전공의들이 꽤 있지 않나 싶다. 분위기 변화가 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공의 복귀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전공의 집단이탈 장기화 상황에선 아예 전공의가 없는 ‘위드아웃(without) 전공의’ 시스템을 빨리 갖추는 게 합리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병원들이 전공의의 공백을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의 대체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모든 병원이 충분한 전문의를 갖출 순 없겠지만, 발 빠르게 움직이는 병원만 결국 살아남게 되지 않겠느냐”며 “전공의도 지금처럼 ‘진료하는’ 의사가 아닌 진정한 ‘수련받는’ 의사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우·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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