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양안관계 현상유지”… 차이잉원 정부 원칙 계승
中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 압박
통일 의지 표출… 갈등 심화 예고
상호 불예속, 주권 침범·병탄 불허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 등 강조
“中 위협 맞서 국가수호 결심 필요”
美 대선 전까지 긴장 고조 않을 듯
샤오 부총통, 외교분야 역할 기대
중국군, 대만 주변 전투기 등 띄워
웨이보선 취임 관련된 내용 차단
친미·독립 성향인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20일 제16대 대만 총통으로 공식 취임하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중국은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공세를 펼치며 대만 통일 의지를 드러냈다. 라이 총통 취임 직후부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지만 라이 총통이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보다 더 강한 독립 성향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양안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행운의 색’ 보라색 넥타이 맨 라이 총통 보라색 넥타이를 맨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임 차이잉원 총통(왼쪽)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라색이 라이 총통의 ‘행운의 색깔’로 부총통 시절에도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AFP연합뉴스 |
그는 “중국이 아직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인(대만인)들이 중국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양안 관계 전문가를 인용해 라이 총통의 취임 이후 노선은 중국과 미국 간의 경쟁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젠웨이(王建偉) 샤먼대 대만연구센터 산하 정치연구소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라이 총통은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천수이볜(陳水扁)과 차이잉원 등 민진당 소속 총통들이 취임 직후 신중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후 도발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장기적으로 양안 관계는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라이 총통과 함께 취임한 샤오 부총통이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샤오 부총통은 대만의 주미대사 격인 주미 대만대표를 지내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라이 총통보다 세계 무대에 더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에는 미운털이 박혀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차이 전 총통의 미국 방문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당시 샤오 주미 대만대표를 제재한 바 있다. 샤오 부총통은 “복잡한 전략적 환경 속에서 대만과 미국 관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라이 총통 취임에 축하를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공통된 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라이 총통과 정치 전반에서 협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의 취임을 축하했다. 블링컨 장관은 라이 총통이 대만 민주주의 회복력을 위해 다짐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과 관계를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브라이언 디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라이 총통 취임 관련 질문에 축의를 표한다면서 “라이 총통하에서 일본과 대만 우정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일본은 현역 여야 의원 37명 등 사상 최대 규모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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