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보다 대안제시하라"…직구금지 논쟁 뛰어든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KC 미인증 직구금지' 정책을 '무식·졸속'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여당 중진들을 향해 "여당 의원이라면 페북보다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하며 논쟁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용품과 전기·생활용품 등 80개 품목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없으면 직구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곧바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선택권 박탈'이라며 반발이 거세게 일었고, 정부는 19일 '혼선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무마 브리핑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침묵을 깨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구금지 정책을 비판했고,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 등도 '무식한 정책', '졸속 시행'이라고 질타하고 나섰다.
그런데 오 시장은 입장이 달랐다. 그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해외직구와 관련해선 시민 안전위해성과 국내기업 고사 우려라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시민 안전과 기업 보호에 있어선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강물이 범람하는데 제방공사를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우선은 모래주머니라도 급하게 쌓는게 오히려 상책"이라며 "유해물질 범벅 어린이 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을 쏟아낸 여당 중진들을 향해서도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 해야 할 때에 마치 정부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국민을 모시는 바람직한 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먼저 반격에 나선 여당 중진은 유승민 전 의원이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세훈 시장의 뜬금없는 뒷북에 한마디 한다"며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봐야 한다는 오 시장의 논리는 개발연대에나 듣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흘 만에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하는 것 아니냐.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나…정치적 동기로 반대를 위한 반대, 근거없는 비판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오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다면서도 "'여당 내 야당'이 되어야지 '야당보다 더한 여당'은 자제되어야 한다"며 "여당 의원이라면 페북보다 정부에 대안을 제시하고 일을 발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게 우선"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오 시장은 "저는 몇 달 전부터 직구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했고, 유해성 검사 결과를 시민들께 매주 공개하며 정부와 협력할 사안은 협력하고 있다. 어린이 신발에서 불임 유발 물질을 발견하기도 했고, 어린이 점토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검출하기도 했다"고 썼다.
자신은 '페북'보다는 대안 제시에 더 주력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대해 오 시장의 측근들은 "해외직구 제품 조사를 지시하고 어린이 용품에서 발암물질이나 가습기 살균제가 검출된 것을 직접 확인한 사람이 오 시장"이라며 "어린이 안전과 직결돼 있고, 특히 정책에 대한 것이라 논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든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겨냥한 여당 중진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다들 "비판 입장을 낸 여당 중진 모두에게 쓴 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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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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