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라이칭더 대만 새 총통 취임, 51개국 대표단 `축하`
친미·독립 성향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취임식이 20일 열렸습니다. 라이 신임 총통은 취임 일성으로 "양안 관계의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총통 취임식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개최됐습니다. 대만 국가(國歌)가 울려 퍼진 가운데 짙은 남색 양복을 입은 라이 신임 총통이 BMW 차량을 타고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10여분에 걸친 취임 선서와 국새 전달식 등이 진행된 후 사회자는 라이칭더가 대만의 새 총통이 됐다고 외쳤습니다. 이로써 라이칭더는 4년 임기를 공식 시작했습니다.
이 순간 취임식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습니다. 35대의 공군기가 공중에서 사열하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활력 대만' 등 9가지 주제로 1000명 이상이 참여한 축하 공연도 펼쳐졌습니다.
취임식에는 미국에서 브라이언 디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대표단이, 일본에서는 현역 여야 의원 37명 등 대표단이 각각 참석했습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일본산 청주인 닷사이(獺祭)를 취임 축하 선물로 전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은호 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또 8개 국가원수급 대표단과 1개 국가부원수급 대표단, 1개 외교장관급 대표단 그리고 교황청 특사 등 세계 각국에서 총 51개 대표단이 취임식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취임식에 온 외빈들의 수는 8년 전에 비해 상당히 쪼그라들었습니다. 2016년 전임자인 차이잉원 총통 취임 당시 22개 국교국과 37개 비수국교국에서 700여명의 외빈이 참석했지만, 이번엔 500여명에 그쳤다는 겁니다. 지난 8년 동안 중국의 집요한 외교전 끝에 대만의 수교국이 22곳에서 12곳으로 10곳이나 줄은 것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현재 외교 관계에서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과테말라, 아이티, 팔라우 등 12개국에 불과합니다.
취임 연설은 야외 단상에서 11시쯤 시작됐습니다. 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 가지 견지'란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를 영원히 견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견지 △주권 침범·병탄 불허 견지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을 견지하고 전체 대만 인민의 의지 준수라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입니다.
라이 총통은 "나는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성의를 보이기를 희망한다"면서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선 양자 대등한 관광·여행과 (중국) 학생의 대만 취학부터 시작해 함께 평화·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는 총통 취임 관련 내용을 차단했습니다. 웨이보 검색 메뉴에 '라이칭더'를 입력하면 '관련 법률과 법규, 정책에 따라 해당 주제의 내용은 표시되지 않는다'는 알림이 맨 위에 뜹니다. 일부 검색 결과가 나오긴 하지만, 검열을 거친 내용들로 보입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대만 520 신정부 출범', '라이칭더 취임' 등 해시태그도 삭제됐습니다. AFP는 이날 취임한 라이칭더 관련 내용이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습니다. 웨이보는 퇴임한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과 관련한 해시태그인 '차이잉원'도 막았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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