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시즌 ‘다시 봄’… 여고 동창들의 농익은 수다 한판

신진아 2024. 5. 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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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숙성된 와인처럼 일곱 여고 동창생들의 왁자지껄 수다가 해를 거듭하니 풍미가 더욱 진해졌다.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다시, 봄'은 누군가의 딸, 엄마, 아내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여성들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며 힘차게 인생 2막을 내딛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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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들의 인생2막 그려
베테랑 황석정·예지원 합류
LG아트센터서 내달 7일까지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세종문화회관 제공
마치 숙성된 와인처럼 일곱 여고 동창생들의 왁자지껄 수다가 해를 거듭하니 풍미가 더욱 진해졌다. 특히 '봄나들이' '인생길 버스여행' '주마등'과 같이 함께 부르는 넘버에서 이들의 호흡이 얼마나 농익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관객마저 나이가 든 탓인지 지난해만 해도 '워킹맘' 진숙(왕은식·문희경)이 열이 나서 미치겠다며 목청껏 불렀던 '갱년기'가 가슴에 꽂혔는데, 올해는 자신들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주마등'이 마음에 물결을 일으켰다. 동창 중 유일하게 '골드미스'인 연미(이신미·김현진)가 부르는 '돛단배'는 남편 자식이 있어도 외롭다는 중년 여성의 마음마저 애잔하게 감쌌다.

봄나들이 맞춤형 뮤지컬 '다시 봄'이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개막했다. 가사와 일, 육아에 지친 40~50대 이상 여성이라면 울고 웃으며 볼 수밖에 없는 이 작품은 마치 음악 예능 '불후의 명곡'처럼 배우들을 달리하며 장수할 것이라는 예감마저 들게 했다.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다시, 봄'은 누군가의 딸, 엄마, 아내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여성들이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며 힘차게 인생 2막을 내딛는 이야기. 작품 외적으로도 설 곳이 줄어드는 중년 여배우들에게 찬란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의미가 남다르다. 갱년기, 폐경, 은퇴 후 제2의 삶, 외면당한 어릴 적 꿈 등 삶에서 길어낸 솔직한 이야기가 생활 밀착형 대사 등을 통해 유쾌하게 전달된다. 20~30대 위주의 뮤지컬 관객을 중장년층으로 확대한 것도 성과다.

올해는 총 31회 공연을 더블 캐스트 팀으로 선보인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이 주축이 되는 '다시 팀'과 내로라하는 여배우들로 구성된 '봄 팀'이다. '다시 팀'에 합류한 황석정은 극중 사별한 남편 대신 가장 노릇을 한 '은옥'을 연기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나 이제부터 자유야!'를 꼽은 뒤 "'시부모에 시댁 식구들에 어린 아들까지 내가 다 책임져야 했어. 살림하고 뒷바라지하느라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는 내 고민이 투영된 대사다. 제가 가장으로 살다보니"라며 웃었다.

극중 건강전도사 '성애' 캐릭터로 합류한 예지원은 이번이 첫 뮤지컬 무대다. 그는 "저 또한 성애처럼 늘 건강이 최고라고 이야기하며 노력하는 편이라 성애의 넘버 가사를 지인들에게 보내준다"며 "진심으로 건강관리 잘하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건강. 건강해야 뭐든지 할 수 있어. 미래를 가져다줄 건강. 가만히 있으면 오지 않지. 지금 이 순간. Let's Go." 공연은 내달 7일까지.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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