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 내년엔 최저임금 적용해 달라”…줄다리기 시작

김해정 기자 2024. 5.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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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가 21일 첫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개시하는 가운데, 경영계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맞서 노동계는 배달라이더, 웹툰작가 등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적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20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근로자위원들은 배달라이더, 웹툰작가, 정수기 서비스기사 등 3개 직종에 대해 최저시급이 아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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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21일 첫 전체회의
특고 등 차등-확대 적용 두고 논의
올해 9860원, 1.4% 올라도 1만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등은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를 출범했다. 김해정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21일 첫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개시하는 가운데, 경영계의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맞서 노동계는 배달라이더, 웹툰작가 등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적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임금 수준만큼이나 적용 방법에 대한 논의가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근로자위원들은 배달라이더, 웹툰작가, 정수기 서비스기사 등 3개 직종에 대해 최저시급이 아닌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최저임금법과 그 시행령은 최저임금액을 시급·일급 등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법 시행령의 ‘도급제 등 최저임금액 결정 특례’ 조항에서는 도급제 노동자 등의 경우 시급으로 임금을 결정하기 어려울 때 생산고(생산량) 등으로 최저임금액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배달라이더의 경우 최저배달료로, 정수기 방문서비스 기사는 건당 최저수수료를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저임금법은 적용 대상을 근로기준법의 노동자로 정하고 있어, 이들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에도 플랫폼 노동자 등의 최저임금 확대적용 문제가 거론됐으나 ‘노동자가 아니’라는 경영계 쪽 주장에 논의 자체가 무산됐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인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배달라이더, 정수기 방문서비스 기사 등 직종은 대법원에서 노동자성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며 “웹툰작가의 경우 고용주가 명확해 시범 직종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연구용역을 맡긴 ‘플랫폼 노동자의 생활실태를 통해 살펴본 최저임금 적용방안’ 보고서에서는 “대다수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당연히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경영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부 업종에 대한 최저시급을 낮게 정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서 근로자·사용자 위원 간 격론 끝에 업종별 차등적용 관련 표결을 한 결과 부결됐다. 당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9명 가운데 2명이 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올해는 공익위원이 대부분 교체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돌봄 업종에 국내 거주 이주민들을 최저임금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힌 바 있어, 이번엔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돌봄노동자 2명을 근로자위원으로 배치한 상태다.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1만원을 넘길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860원으로 1.4%만 올라도 내년에는 1만원을 넘기게 된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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