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거리투쟁에 등돌린 MZ … 양대노총 "춘투 계획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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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시 버스 노사가 35년 만에 최초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전 조정을 통해 그간의 극단적 교섭 관행을 깨고 평화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조기에 타결했다.
지난해 9월 한국철도공사(KORAIL)에서 임금 인상 등 분쟁으로 파업이 발생했지만 역시 중노위 사후 조정을 통해 임금협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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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공시 의무화도 강행
장외투쟁 동력 약화에 한몫
◆ 사라진 춘투 ◆
지난해 3월 서울시 버스 노사가 35년 만에 최초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전 조정을 통해 그간의 극단적 교섭 관행을 깨고 평화적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조기에 타결했다. 지난해 9월 한국철도공사(KORAIL)에서 임금 인상 등 분쟁으로 파업이 발생했지만 역시 중노위 사후 조정을 통해 임금협약을 마무리했다. 중노위 측은 "과거 노동위 조정은 파업 전 쟁의권 확보를 위해 거치는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인식됐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노동위는 '상시적·예방적 분쟁 해결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보다 거리로 나섰던 노조가 윤석열 정부 들어 파업 카드를 최소화하고 있다.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지속 일수는 짧았다. 지난해 노사분규 지속 일수는 9.4일로, 역대 최초로 10일 이하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의 현안보다는 정치파업에 몰두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장외 투쟁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잇따른 파업으로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던 한국노총이 올해는 장외 투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도 잠잠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노총은 작년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윤석열 정부의 노동 시간 제도 개편안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장외전에 돌입했었다. 같은 해 6월 최저임금 인상 투쟁, 11월 전국노동자대회 등 투쟁 일정을 줄줄이 예고하며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갔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올해는 특별히 춘투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투쟁의 강도는 정부 노동 정책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총선 이후 국회 지형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대국회 활동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올해는 민주노총 창립 30주년인 만큼 그와 관련된 행사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춘투 계획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춘투'로 대표되던 노조의 파업이 잦아든 것은 정부가 2022년 화물연대 파업에서 원칙적 대응을 내세워 강력 대응한 이후 노조의 '떼쓰기'식 투쟁이 사라진 결과다. 당시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정상 운행을 방해하며 트럭에 새총을 쏘는 조합원을 체포했다. 결국 화물연대는 16일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의 반발에도 정부가 회계공시 의무화를 강행하며 노사 법치주의 기조를 꺾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민주노총의 경우 내부 결속 약화도 파업 동력 상실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총선에서 현 민주노총 지도부는 진보당 계열을 지지했으나, 이에 반발하는 민주노총 내 이견도 많았다.
양대 노조의 정치 투쟁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자성도 나온다. 제3의 길을 표방하는 MZ세대 위주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대표적이다. 새로고침 관계자는 "임금협상 기간도 아닌 봄에 일터를 떠나 거리로 나간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며 "근로 조건 개선 등 시민들이 공감하는 선에서 노조 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비 비리나 유령 노조 같은 내부 문제를 덮어두고 거리 밖으로 나설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노조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교수는 "다음 국회가 구성된 이후 노란봉투법, 타임오프제 확대 등의 요구를 관철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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