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빨리 끝나 아쉬운 '수사반장 1958', 영광이자 자랑거리"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5.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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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컴퍼니온

한국 드라마 역사에는 전설로 내려오는 작품들이 있다. MBC 드라마 '수사반장' 역시 대표적인 전설 중 하나다. 그런 '수사반장'의 프리퀄이 제작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관심을 나타냈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제훈은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연기로 원작과 리메이크를 훌륭하게 연결 지었다. 어려운 작업을 해내고 나니, '수사반장 1958'은 이제훈의 자랑거리가 됐다. 

지난 18일 종영한 MBC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 연출 김성훈)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인공 박영한 형사 역을 맡은 배우 이제훈은 작품이 끝난 다음날인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0.1%의 시청률로 시작한 '수사반장 1958'은 꾸준히 9~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 공개 전 목표 시청률로 '19.58%'를 언급했던 이제훈은 지금의 시청률도 감사하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본방 사수를 하면서 드라마를 봤는데 중반부터 '왜 이렇게 빨리 끝나는 것 같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 지상파는 16부작이어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처음 시청률이 나쁘지 않았고 그게 계속 유지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이제 이야기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OTT로 보시려는 분들에게는 또 절호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컴퍼니온

특히 이 작품은 지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되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수사반장'을 리메이크하며 만들어진 프리퀄 작품이다. 이제훈이 맡은 박영한 형사는 원작에서 최불암이 연기했다. 이 인연으로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이제훈 역시 시청자의 입장에서 많은 감동을 받은 장면이었다. 

"최불암 선생님으로 시작해 선생님으로 마무리되는데 감동이 어마어마했어요. 선생님께서 무덤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드라마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어요. 제가 연기한 선생님의 모습이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렇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영광과 남길 수 있다는 자랑거리가 됐어요. 그래서 금방 끝난 게 더 아쉬운 것 같기도 해요."

원작 '수사반장'은 최고 시청률 70%를 넘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84년생으로 원작을 직접 보지 못한 이제훈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이제훈에게 최불암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제 윗세대에게는 어느 정도 뚜렷했을 텐데 제게는 전설로만 내려오던 드라마였어요. 간접적으로 체험한 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 선배님이 오프닝 음악에 대해 말씀하셨던 장면 정도예요. 대본 리딩할 때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박영한이라는 사람이 가진 범인을 잡아내고 싶은 화를 가슴 속에 새기고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분출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사진=컴퍼니온

다만, 최불암의 조언만으로 캐릭터를 완성한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수사반장' 속 최불암에게만 집중했던 이제훈은 '수사반장'이 아닌 다양한 최불암의 모습을 연구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드라마를 하기로 한 이후에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많이 찾아봤어요. 최불암 선생님의 톤, 말투를 의식적으로 따라 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똑같이 할 수 없더라고요. 그러다 따라 하는 것에 매몰돼서 한정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최불암 선배님의 모습을 생각했어요. 어릴 적 봤던 '그대 그리고 나', 또 최불암 시리즈의 모습, '한국인의 밥상'까지 봤어요. 한 사람 안에 다양한 표현과 말투, 표정이 있다는 걸 젊은 시절에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박영한이라는 캐릭터에만 애정을 담아내지 않았다. 원작을 즐겨봤던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뭘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수사반장 1958'이라는 작품에도 의견을 많이 담아냈다.

"MBC에서 프리퀄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 의견도 많이 냈어요. 처음에는 9~10부에 나온 테니스 보이즈 클럽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됐는데 저는 박 반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반장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종남서에 왔고, 팀을 꾸리고, 사건을 통해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시청자분들도 보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사진=컴퍼니온

'수사반장 1958'뿐만 아니라 '시그널', '모범택시' 등 이제훈은 범죄 수사물에 출연해 시원한 통쾌함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훈은 이러한 작품을 주로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배우로서 주변을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관은 자연스레 이제훈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배우로서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 보니 그 사람이 가진 환경을 비롯해 둘러싼 세상을 지켜보게 됐어요. 자연스레 사건사고들에서 포인트를 가지게 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권선징악을 갈구하게 된 것 같아요. 허구의 이야기일지언정 진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작품을 선택하는 지점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 부분을 고민하면서 작품을 찾아갈 것 같아요. 물론, 그 안의 캐릭터가 악인일 수도 있고 선악을 구분할 수 없는 인물일 수도 있으니 다양한 캐릭터를 하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다 보니 제 행동도 의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게 불편하지 않을까 반문한 적도 있어요. 옳고 그름을 따지면 되는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들어서 물어볼 필요도 없더라고요."

이처럼 범죄 수사, 정의구현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지만 로맨스 작품에 대한 소망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이제훈은 "하루라도 젊을 때 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했다.

"그 누구보다 로맨스를 하길 바라고 있어요. 그나마 '수사반장 1958'에서 조금이나마 로맨스를 해서 충족되긴 했어요. 그래도 온전한 로맨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루라도 젊을 때 하고 싶어요." 

/사진=컴퍼니온

다만, 이제훈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로맨스가 들어갈 틈이 있을까 싶다. 차기작으로는 영화 '탈주'가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시그널2'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차기작에 대한 설레는 마음을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탈주'는 7월초에 개봉할 예정이라 예능이나 유튜브도 출연할 계획이에요. '도굴'이후 3년 만에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라 굉장히 가슴이 뛰어요. 제가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제가 찍은 작품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다행이요. 같이 고생했던 스태프, 배우들과 자축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그널2'도 염원하고 소망했던 작품이에요. 조만간 대본을 받을 예정이에요. 다른 출연자분들과 만나서 날짜잡고 대본 리딩하고 촬영하는 순간을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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