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끝나자 파장 분위기? 후속 주말극 잇단 흥행 침체[스경연예연구소]
방송가에서 콘텐츠의 인기는 정말로 아침에 내린 눈과 같다. 최근까지 뜨거웠던 주말극의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주말극 ‘졸업’의 4회 시청률은 전국 4.8%, 수도권 6.1%(이하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날 방송된 JTBC 주말극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시청률은 전국 4.2%, 수도권 5.5%로 집계됐다.
비록 2주 전이긴 하지만 tvN ‘눈물의 여왕’이 25%에 육박하던 시청률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더욱 우울한 소식은 반등의 여지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졸업’은 ‘밀회’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을 연출하며 농밀한 감정의 로맨스물 창작에 일가견이 있던 안판석 감독의 연출과 배우 정려원, 위하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박지은 작가와 김수현·김지원 주연의 전작 드라마 ‘눈물의 여왕’ 후광을 입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불렀다.
tvN은 ‘눈물의 여왕’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의 흥행세가 맞물리자 ‘미디어톡’ 행사를 열며 자신들의 성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다시 ‘졸업’이 된서리를 맞자 모든 상황이 tvN 드라마 침체기인 지난해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졸업’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를 배경으로 스타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강사 이준호(위하준)의 로맨스가 담겼다. 항상 로맨스 뒤에 사회적 함의를 숨겨놓는 안 감독의 스타일대로, 이번 작품에서도 단순한 로맨스라기보다는 학원강사가 갖는 사회적 입지와 애환을 함께 다뤘다.
하지만 안 감독 특유의 관조하는 스타일의 연출은 이미 전작 ‘눈물의 여왕’ 그리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에서 성공의 원인으로 꼽혔던 긴장감의 조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관계가 천천히 상승하는 부분, 배우들의 이미지가 잘 들어맞지 않는 점이 지적됐다.
게다가 방송 1회에 등장한 재시험 요구 사건이 곧바로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의 반발을 샀다. 학원교사를 선으로 학교교사를 악으로 설정한 상황이 이분법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였다. 결국 초반부터 비호감을 적립한 ‘졸업’의 시청률은 3회 전국 기준 3%까지 낮아졌다 소폭 반등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부진은 조금 더 굳건해졌다. 첫 회 전국 3.3%, 수도권 3.8%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19일 6회까지 방송됐지만 3~4%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난해한 서사가 시청자 접근의 폭을 좁힌다는 지적이 많다. 드라마는 초능력가족을 배경으로 타인을 구하지 못하는 주인공 복귀주(장기용)가 도다해(천우희)를 만나 능력을 회복하는 상황을 다룬다.
하지만 극의 줄거리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복귀주의 방황에 운명인지 조력자인지 방해꾼인지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도다해의 캐릭터가 표류하며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복이나(박소이)와 복동희(수현)의 서사가 어지럽게 개입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초능력물의 난도를 더 올렸다는 평가다.
이 두 작품 부침의 반사이익은 MBC ‘수사반장 1958’이 받았다. 중반 줄곧 한 자릿수에서 맴돌던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으로 ‘눈물의 여왕’이 끝난 5월부터 7%대에서 9%로 오르더니 18일 마지막회에서는 두 자릿수를 넘겨 종방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유의미한 상승에는 이르지 못해 ‘눈물의 여왕’으로 주말극에 몰렸던 대중의 시선을 어떤 작품도 쉽게 잡아채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갈수록 기온이 오르며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가 맞물리는 이들 주말극들이 초반 침체를 어떻게 극복할지 향후 이들의 홍보전략 수정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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