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마늘 못 심겠어"…마늘 수매 첫날 우울한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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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마늘도 하품 가격에 수매한다지만 3.3㎡당 올해 생산량 4㎏을 가정하면 평균 수매가는 3천200원이고 그러면 제 손에 1만2천800원 들어옵니다. 종자비, 농약대, 인건비 등 생산비를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만5천원이므로 올해 농사는 손해라는 겁니다."
농식품부는 추가로 제주 지역 채소가격안정제 자금 49억7천만원(분담 비율 정부 30%, 지방자치단체 30%, 농협경제지주 10%, 주산지 농협 10%, 농가 20%)으로 벌마늘을 1㎏당 2천400원에 수매할 것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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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적극적인 추가 지원책 필요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벌마늘도 하품 가격에 수매한다지만 3.3㎡당 올해 생산량 4㎏을 가정하면 평균 수매가는 3천200원이고 그러면 제 손에 1만2천800원 들어옵니다. 종자비, 농약대, 인건비 등 생산비를 아무리 적게 잡아도 1만5천원이므로 올해 농사는 손해라는 겁니다."
20일 올해 제주산 마늘 첫 수확 현장인 대정농협 유통지원센터에 마늘을 1t 트럭에 싣고 온 이현식(70) 씨는 "내년에는 마늘을 못 심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양파 가격이 좋았으니 내년에는 양파를 심거나 무를 심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씨가 이처럼 내년 마늘 농사를 접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지난 2∼3월 고온과 잦은 비로 사상 초유의 벌마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벌마늘이란 2차 생장을 하면서 통상 6∼9개인 마늘쪽이 12개 이상으로 나뉜 것을 말한다.
벌마늘은 깐마늘로 쓸 수 없고 다진마늘 형태로 이용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벌마늘 대량 발생 등으로 평소 3.3㎡당 생산량도 6∼7㎏에서 4㎏으로 크게 줄었다.
대정 지역의 평년 마늘 상품 비율은 70%이지만 올해는 40% 정도로 떨어졌다. 상품 비율이 20% 수준인 농가도 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정읍 지역은 제주지역 마늘 생산량의 약 67% 정도를 차지하는 곳인데 유독 대정지역에서 이 같은 벌마늘 피해가 두드러지게 발생했다.
대정농협을 포함해 9개 마늘 생산지 농협과 제주도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재해 인정을 건의했고, 농식품부는 재해를 인정했다.
농식품부는 추가로 제주 지역 채소가격안정제 자금 49억7천만원(분담 비율 정부 30%, 지방자치단체 30%, 농협경제지주 10%, 주산지 농협 10%, 농가 20%)으로 벌마늘을 1㎏당 2천400원에 수매할 것을 승인했다.
대정농협의 올해 상품 마늘 수매가는 1㎏당 3천800원이다. 이는 지난해 수매가 3천200원보다 600원 높은 가격이다.
인근 안덕농협도 대정농협과 같은 가격으로 상품과 하품 및 벌마늘을 수매하기로 결정했다.
제주지역 9개 농협의 올해 마늘 수매가는 비슷한 가격에 형성될 전망이다.
계약 농가들에 대한 수매가와 벌마늘 피해 지원 등은 대체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대정농협의 경우 비계약 물량이 많고 그에 따른 벌마늘 발생량이 약 1천t에 이르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정농협은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체 자금 24억원을 투입해 이 같은 비계약 벌마늘도 수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비계약 벌마늘 수매할 때 들어가는 운송비, 저장비, 수매대금 이자, 감모비 등 14억5천800만원을 제주도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제주도는 그러나 수매가 시작된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농가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사상 최악의 벌마늘 발생으로 생산량은 물론 상품 비율마저 크게 줄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농가들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추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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