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한일관계 걸림돌 지적…"○○는 국경서 멈춰야"

김인한 기자 2024. 5. 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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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가 발전하려면 '국내 정치'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은 양국관계의 새출발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돼야 한다"며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도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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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양국 국내 정치적 환경, 미래 그릴 만큼 안정적이지 않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신협력 비전 포럼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가 발전하려면 '국내 정치'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국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양국관계를 다뤄선 안 되고 여야 간 초당적 협력을 통해 외교안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외교부와 국립외교원이 공동주최한 '한일 신협력비전포럼' 개회사를 통해 "국내 정치적 환경이 양국 정부의 운신의 폭을 좁힐 때일수록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를 이해하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관련 대목에서 "정치는 국경에서 멈춰야 한다"는 아서 반덴버그 전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의 명언을 소개했다. 미 공화당 출신의 반덴버그 위원장은 1948년 대(對)소련 전략으로 민주당 뜻을 지지하며 여야 간 합의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 명언은 중대한 외교정책에는 정쟁이 아닌 초당적 협력을 하는 미 의회의 전통을 상징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신협력 비전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 장관은 이날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가 이룩한 화해를 우리는 왜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한일 국민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란 뜻깊은 해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으면서도 아직 의미있는 담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직 양국의 국내 정치적 환경이 양국 관계의 미래 청사진을 그릴 만큼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일 양국은 새로운 60년을 위해 보다 성숙한 선린관계의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어렵게 일궈낸 관계 개선의 흐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이해하며 소중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들며 "우리는 다시금 양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선사할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한일관계의 장래를 책임질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해 한일관계의 새시대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 도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됐다. 과거를 직시하는 바탕 위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선언의 골자는 21세기 한일관계의 '길잡이'를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조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은 양국관계의 새출발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돼야 한다"며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도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일본에 대해 '아시아의 둘밖에 없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이웃 국가' 등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에서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할 핵심 파트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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