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현실이 된 영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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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내성적이고 외로운 남자 테오도르가 인공지능(AI) 시스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 '그녀(her)'가 개봉되었을 때 사람들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인공지능이 의인화된 것은 물론 인간인 남자와 여성 목소리를 가진 인공지능이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마음을 키워간다는 것이 공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포천지 기사에 따르면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인 얀 라이케가 GPT-4o 발표와 함께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난 것도 인공지능 개발의 안전(safety)과 방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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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 이해하고 대화
'AI 의인화' 파급효과 클 것
자의식 가진 AI 머지않아
안전과 방향성 논의할 때
2013년 내성적이고 외로운 남자 테오도르가 인공지능(AI) 시스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 '그녀(her)'가 개봉되었을 때 사람들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인공지능이 의인화된 것은 물론 인간인 남자와 여성 목소리를 가진 인공지능이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마음을 키워간다는 것이 공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영화 배경인 2025년보다 1년 빠른 2024년 5월 13일, 오픈AI가 GPT-4o(영어의 옴니(omni-)를 의미하는 단어라 '오'로 발음)를 선보이면서 '그녀(her)'의 현실화를 선언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X(옛 트위터) 계정에 "her"라는 한 줄을 쓴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우선 GPT-4o의 대표적인 기능들을 살펴보자. 첫째, 인간과의 대화는 물론 미세한 감정을 이해하고 그에 대응한다. 사실 인공지능 기반 챗봇이 대화 상대가 되는 것은 이미 현실화돼 있기도 하다. 더 버지(The Verge)의 한 기사에 따르면 많은 10대들은 캐릭터.ai나 사이콜로지스트라는 챗봇 사이트에서 인공지능과 관계(relationship)를 경험한다고 한다. 과거 1990년대 애정을 기울여 다마고치라는 하나의 객체를 키우는 시대가 아니라 이제 인간처럼 말로 소통하며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공지능과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둘째, GPT-4o는 언어가 다른 사람들 간에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능케 한다. 통역 시연 장면에서는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소통을 보여준다. 기존보다 훨씬 많은 언어로 서비스가 가능해져 이제 다른 언어를 전혀 배우지 않아도 소통에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다. 통역과 번역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셋째, 교육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예측된다. GPT-4o에 수식을 보여주면 사용자가 정답을 유추할 수 있게끔 풀이 과정을 유도해주는 것은 물론 정답을 맞혔을 때 칭찬까지 하는 등 마치 선생님이 학생에게 과외를 해주는 모습처럼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넷째, 코딩 등 더 고난도 작업 또한 실시간으로 딜레이 없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도움을 제공한다. 앞으로 실리콘밸리의 코딩 전문가들에게 많은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GPT-4o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 기술이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대표적인 기능만 보아도 인간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많은 우려점도 함께 제시된다. 가장 두려운 점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의인화되는 등의 변화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시간 없이 너무 빨리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3월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테크 리더들은 AI 개발 속도를 늦춰달라는 서한까지 냈었다. 사실 테크 업계에서 인공지능의 의인화는 암묵적으로 터부시돼왔는데, 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향후 파급효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인간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 덜 확립된 10대들에게 어떤 심리적인 영향이 있을지, 또한 챗봇에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사회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 오픈AI의 GPT-4o는 인공지능 의인화의 변곡점을 넘어섰고, 이제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을 예측해야 하는 시대를 선포하였다. 포천지 기사에 따르면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인 얀 라이케가 GPT-4o 발표와 함께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난 것도 인공지능 개발의 안전(safety)과 방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이제 인간과 인공지능의 융합과 경쟁이 본격적인 국면에 도달했고, 사회적·경제적·비즈니스적으로 다양한 시각에서의 논의가 시급하다.
[황지영 美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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