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기적 경제성장으로 가는 길

2024. 5.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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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지난 몇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장기 성장률이 급속히 저하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인 2023년에도 경제 성장률이 1.4%로 경제의 활력이 회복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4%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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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지난 몇 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장기 성장률이 급속히 저하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인 2023년에도 경제 성장률이 1.4%로 경제의 활력이 회복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4%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또한 OECD가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2.6%로 올리는 등 글로벌 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런 소식은 지속적인 성장률 하락세의 반전과 동시에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정부가 전망한 2.2%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높은 경제 성장률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국내 소비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 경기의 지속성과 파급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실질국내총소득이 실질국내총생산보다 높아 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증가한 것도 매우 긍정적이다. 수출로 시작된 온풍이 내수 회복으로 확산되어 전반적인 경기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고금리의 지속과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이에 따른 에너지와 물류의 불안정성 그리고 미·중 간 무역전쟁 가속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의 전반적인 우상향은 매우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시야를 조금만 더 넓게 보면 우리 경제가 갈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우리나라는 장기 성장률이 1990년대 초반 8%대를 보이다가 5년마다 지속적으로 1%포인트씩 하락하여 현재는 2% 내외의 심각한 저성장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장기 성장률의 급속한 하락은 성장동력의 소진을 반영하고 여기에는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대내적으로는 급속한 저출생·노령화, 기술 혁신을 이끄는 인적 자본 미비, 대외적으로는 미·중 간 패권경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심화되는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운용의 진짜 실력은 장기 성과를 통해 평가된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장기적인 문제는 대부분 잘 알려진 다양한 개혁 과제와 연관된다.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금 및 교육 분야의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개혁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쉬운 일이라면 개혁이란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개혁에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고 장단기 이해가 다르다. 제한된 기간에 정책을 수행하는 주체들에게는 장기적인 문제보다 단기적인 문제 해결의 유인이 크다.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다들 주장하지만 실제로 개혁은 번번이 좌절되고 미뤄지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개혁 부진에 따른 비용은 급속히 증가하고 결국 모든 주체가 실패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지난 10일에 2주년을 맞았다. 개혁 추진에 긴 기간이 남지 않았다. 기대하건대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연금, 교육 등의 개혁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이해당사자들도 단기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개혁에 협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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